[전문가 기고] 평생월급 만드는 연금자산관리
[전문가 기고] 평생월급 만드는 연금자산관리
  • 권용수 삼성증권 은퇴연구소장
  • nkyj@seoulfn.com
  • 승인 2022.11.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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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수 삼성증권 은퇴연구소장
권용수 삼성증권 은퇴연구소장

가장 빨리 늙어가는 사회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 속도가 맞물려 가장 빨리 늙어가는 사회가 됐다. 지난해 합계출산률은 0.8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올해는 0.7명대로 진입하고 출생아 수는 25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론 실질적인 백세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OECD 37개국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사회적 고령화의 두번째 단계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에 진입했고 2026년을 전후해 ‘초고령사회’(고령인구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인구에대한 가족부양의 시대가 지난 지는 오래고 국가와 사회가 고령인구를 부양하는 것도 구조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 다양한 연금제도 강화 논의가 활성화되고 또 개인들의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건 이런 환경에 맞춰 당연한 결과이다. 

은퇴 후에도 지속가능한 평생월급 만들어야

고령사회에 대비하는 사회적 논의와는 별도로 개인들은 부의 형성과 자산관리에서 이미 은퇴 후를 대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고, 특히 3050 경제활동 계층의 참여와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자산관리의 주안점은 안정적 현금흐름의 창출이다. 이전에는 자산의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해 싸게 사서 비싸게 팔고, 그 차익을 쌓아 가는 부의 축적 규모확대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면, 이제는 저마다의 상황에 맞게 생애 소득기간 중 발생한 흑자 자산을 어떻게 지속가능한 현금흐름으로 전환시킬 것인가로 관점을 바꿔가야 한다. 

로버트 머튼(Robert C. Merton, 1997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 개인자산관리의 핵심 키워드를 최대자산의 축적 지향(Wealth Accumulation)에서 지속가능한 현금흐름의 창출(Stream of income)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금저축, IRP와 같은 제도와 상품에 지속적으로 세제혜택을 강화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은퇴 후에 사라지는 월급이나 수입을 스스로 평생월급으로 전환하려는 개인자산관리의 패러다임 변화다. 

올해 4월에 퇴직급여는 반드시 IRP(개인형퇴직연금)로 수령하도록 의무화됐고, 현재 정부안으로 마련된 세제개편안에서 연금과 IRP의 세액공제 한도를 900만원까지 상향해 최대 148만원까지 환급할 예정이다. 

자산관리 관점에서 바른 은퇴준비는 연금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연금제도의 특성과 혜택을 잘 이용하는 것이라 하겠다.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은퇴자산관리

경제활동기의 연금 준비는 우선 잘 쌓고 잘 불리는 것이다. 연금저축과 IRP에는 합산해서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올해까지는 기준에 따라 납입금 700만에 대해 최대 16.5%(115만5000원)를 연말정산 시 환급 받게 된다. 은퇴 후를 위해 적립하는 자산이라면 가장 우선적으로 연금계좌를 이용해야 한다. 

적립된 은퇴자산을 관리할 때 ‘저축에서 투자’로의 인식전환은 불가피 하다. 여기서 투자란 저축보다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지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인데, 저축에만 익숙했던 경우에 투자라고 하면 높은 기대수익 보다, 위험에만 눈이 가서 부정적 인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은퇴자산 관리에서 투자는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인상) 속에서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적절하게 소득원천을 다양화하는 경제적 활동이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의 흐름 속에 우리나라도 꾸준하게 금리가 오르고,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도 작년 이맘 때에 비해 크게 올랐다. 

1년 전인 2021년 8월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1.5% 내외였던 것에 비해, 올해 11월에는 5%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는 근본적인 환경은 인플레이션에 있다. 2022년 10월 기준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등락률은 +5.7%를 기록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꽤 높아 보이는 이자를 받으며 정기예금에 차곡차곡 돈을 모아도 내 자산의 실질가치는 거꾸로 계속 하락한다는 의미다.

이런 자산가치의 지속적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보유자산의 가치를 지키고 또 가치를 높여 나가는 투자 활동은 불가피하다.

다만 은퇴자산관리에서 저평가된 자산을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얻는 차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투자가 아니라 익숙했던 정기예금 이자를 우량 주식의 배당과 우량 회사채 또는 신종자본증권의 이자, 또 리츠나 인프라 펀드 등 대체투자 상품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한 적절한 수익자산으로 전환해 ‘수익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 은퇴자산관리에서 ‘저축에서 투자로의 인식전환’이란 바로 이런 수익의 다양화를 의미한다.

금융사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장기 투자용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단일 상품으로도 TDF(Target Dated Fund)와 같이 은퇴 자산 특성에 맞춰 균형 있는 분산투자가 가능하도록하는 상품도 여러 유형이 출시돼 호응을 얻고있다. 

제도적으로도 은퇴자산의 제대로 된 관리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 있는데, 퇴직연금 계좌에서 제대로 자산이 제대로 투자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것을 막기위해 지난 7월부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가 도입돼 연말부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융사가 사전에 투자성향별로 엄선해 노동부의 승인을 받은 상품군을 미리 정해두면 직접 운용지시가 없을 때 기준에 따라 운용되는 제도이다. 새롭게 시행되는 디폴트옵션에도 관심을 기울여 잘 모으고 잘 불려 평생월급을 만드는 현명한 은퇴자산관리 전략을 펼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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