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탄소포럼] "급성장하는 VCM···기업, 배출권 품질 분석 역량 갖춰야"
[에너지탄소포럼] "급성장하는 VCM···기업, 배출권 품질 분석 역량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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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기간 길어 리스크 관리 하지 않으면 위험 떠안을 수도"
16일 '글로벌 에너지시장 대응 전략'을 주제로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열린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왼쪽 두번째부터)김태선 NAMU EnR 대표,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 하종현 한국가스공사 선임연구원, 배호현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지속가능투자본부 선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6일 오후 '글로벌 에너지시장 대응 전략'을 주제로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열린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 발표자로 나선 (왼쪽 두번째부터)김태선 NAMU EnR 대표,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 하종현 한국가스공사 선임연구원, 배호현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지속가능투자본부 선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자발적 탄소배출권시장(VCM, Voluntary Carbon Market)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고품질 배출권을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VCM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16일 서울파이낸스가 '글로벌 에너지시장 대응 전략'을 주제로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개최한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는 VCM에 대한 동향과 전망, 글로벌 RE100 대응 방안, 천연가스 시장 전망, 한국과 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 시장 분석 등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배호현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지속가능투자본부 선임은 '글로벌 자발적 탄소배출권시장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배 선임은 "지난해 프라이머리(Primary) VCM의 규모는 전년대비 192% 성장한 1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최대 17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맥킨지는 2030년 VCM 시장가치가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VCM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수행하고 인증기관에서 감축분을 인증받아 크레딧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탄소감축사업을 개발하거나 운영하는 프로젝트 개발자들이 배출권을 만들어내면(업스트림, Upstream) 배출권에 투자하고 운용하는 투자은행, 펀드 등이 시장에 공급하고(미드스트림, Midstream),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최종 수요자들이 배출권을 구입해 영리 활동중 배출한 탄소를 소각(다운스츠림, Downstream)하게 된다.

문제는 VCM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진 활동인만큼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배출권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산림조성, 토양 질 개선 등 품질이 높은 활동일수록 가격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현재 자발적탄소시장을 위한 건전성협의회(IC-VCM)에서 VCM 배출권 품질에 대한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표준이 마련되면 이에 못미치는 저품질 배출권은 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 선임은 "기업들은 자신들이 구매하는 탄소배출권이 고품질 기준에 부합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검토할 수 있는 과정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품질 배출권을 구입해 탄소배출을 상쇄 하더라도 기업 스스로 탄소 감축 노력이 없으면 비판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일 '글로벌 에너지시장 대응 전략'을 주제로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16일 오후 '글로벌 에너지시장 대응 전략'을 주제로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김태선 NAMU EnR 대표는 VCM에 대해 동전의 양면이라며 위험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VCM은 상당한 성장성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자발적이다보니 인증과정에서 여러가지 안 좋은 이슈들도 있을 수 있고, 그렇게되면 가격이 낮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에 투자해서 배출권을 얻는 사업이다보니 5~10년에 이르는 등 기간이 상당히 길다.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위험을 다 떠안아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유럽연합과 우리나라의 탄소배출권 시장(ETS)을 직접 비교설명하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정부 보조금과 무상할당 등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유상할당으로 운영되는 유럽과는 전혀 다른 시장"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는 유럽의 배출권이 톤당 100유로 가니까 우리도 5만원 가야 하지 않나는 얘기를 하는데 전혀 (상관)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투자 리스크는 유럽과 우리나라가 36.3%와 38.5%로 비슷하지만 리턴이 유럽은 39.4%, 한국은 15.1%라 유럽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은 RE100의 동향과 국내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정 의정은 "글로벌 현황을 보면 재생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 국내는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축소하는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 역행하고 있어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난감해졌다"며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분산전원의 목적에 맞게 지원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도 좀 더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덜 급한 중소기업들은 지자체와 협력해 상생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연가스 시장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하종현 한국가스공사 선임연구원은 "중단기적으로 가스 수급 안정화를 위해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는 확대되고 있으나 재고물량을 확보하면서 속도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라면서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개발도상국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급진적으로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오히려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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