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통합 식지않는 '火爐'
증권시장 통합 식지않는 '火爐'
  • 김성호
  • 승인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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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원 전직원 사표제출...유관기관 이해충돌 심각
업계 정부 중립적 자세로 해결책 마련해야 주장

증권시장 통합문제가 깔끔한 매듭을 못 짓고 있다. 내년 9월 통합거래소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각 유관기관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논란이 끊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청산·결제업무의 증권거래소 이양문제를 놓고 최근 증권예탁원이 전직원 사직서 제출이라는 극약방침을 씀에 따라 증권시장 통합문제는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시장 대립에서 기관 대립으로
증권시장을 통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간의 문제는 일단락을 맺은 상태다. 양 거래소의 통합에 있어 변수로 작용했던 지수선물이관 문제가 관련법대로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 증권거래소는 선물거래소에 파견할 인력까지 구성해 놓은 상태다.

또 선물거래소도 더 이상 지수선물이관 문제로 증권거래소와 마찰이 생기길 원치 않고 있는 만큼 내년 9월 통합거래소 출범까지 이와 관련해 큰 잡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양 거래소의 이해관계가 정립된 것과 달리 증권시장의 주요기능을 수행하는 각 유관기관의 대립은 극악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증권업협회가 지수선물이관과 관련해 관련업무에 대한 중복규제와 이에 따른 규제비용 증가 등 비효율을 이유로 선물협회와의 통합을 주장해 논란을 빗고 있는가 하면 증권예탁원도 청산·결제업무를 증권거래소에 이양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증권예탁원은 지난 5일 증권시장 통합 추진에 대한 항의 표시로 450여명 전직원이 재경부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임원진의 안일한 대응을 질책하는 차원에서 임원진의 여의도 본사 출근을 봉쇄했다.

▶정부, 이해관계 정립 나서야
이처럼 각 유관기관이 증권시장 통합에 대해 각자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혼란을 야기시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를 갖고 이들 유관기관의 이해관계를 정립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통합거래법과 관련해 아무런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각 유관기관의 이해충돌은 더욱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중립적인 자세로 관련법 제정을 서두르는 한편 각 유관기관의 이해관계 정립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중립적인 판단을 상실한 채 각 유관기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향후 통합거래소가 출범하더라도 재논란의 소지가 충분히 잠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일 차관회의를 열어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을 통과시키고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 등 3개시장 합병을 원활히 하기위해 법 시행후 1년내 모든 통합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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