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손보사 3Q 누적 순익 '3.6조'···車보험 인하 압박 커지나
'빅5' 손보사 3Q 누적 순익 '3.6조'···車보험 인하 압박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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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사상 최대 실적 기록···호실적 배경 "손해율 개선"
차보험 손해율도 '선방'···업계 "인하폭 확대는 어려워"
왼쪽부터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사진=각 사)
왼쪽부터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백내장과 자동차보험 중심의 손해율 개선이 실적 개선에 크게 작용했는데, '빅5'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합은 처음으로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1% 성장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보험사 매출을 뜻하는 원수보험료와 영업이익은 7조9524억원, 99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6.7%, 56.5% 성장한 수치다.

이로써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이른바 '빅5' 손보사들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합은 3조5735억원으로 집계됐다. 3조원을 훌쩍 넘긴 것인데, 3분기 누적으로 5대 손보사의 순익 합이 3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이들 손보사는 저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10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이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일회성 수익이었던 삼성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하면 13.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1조926억원)과도 비슷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9% 늘어난 1조4144억원을,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는 1.8% 증가한 14조9880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 일반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은 각각 1.0%, 0.2% 늘면서 모두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해상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78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3.4% 증가,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의 경우 7020억원으로 23.1% 늘었으며, 원수보험료는 12조9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8∼9월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 등 계절적 요인으로 자동차 및 일반보험 손해율이 상승했으나, 장기위험손해율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사업비율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동차 수출물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DB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8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다. 백내장 손해액 감소와 실손요율 인상 효과 등에 따른 장기보험 손해율 개선, 환헤지 손익 증가 등에 따른 결과다.

연간 당기순이익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1조99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8% 증가했고, 원수보험료는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11조9217억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도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4% 급증한 5207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이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80%를 밑돌면 양호하다고 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가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78.9%로 전년 동기보다 0.3%p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78.8%(전년 대비 0.7%p↓) △DB손보 77.9%(1.0%p↑) △KB손보 78.3%(0.5%p↓) △메리츠화재 76.1%(0.3%p↑) 등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손보사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호실적을 이유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을 확대하라는 압박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손보사들은 당정의 압박으로 자동차 보험료 인하 폭과 시기를 검토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누적손해율 등을 고려할 때 인하 폭을 1% 초반대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으나, 이보다 높은 수준의 보험료율 인하를 원하는 당국이 인하 폭 확대 압박의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잘 나왔다고 해서 인하 폭을 키우는 것은 무리"라며 "당국은 상반기 손해율이 잘 나왔으니까 보험료도 인하하라는 시그널인데, 실질적으로 상반기에는 지난 4월 보험료를 내린 게 반영이 안 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 손해율이 올라가는 추세이기도 하고, 연말로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질 전망"이라면서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당장의 호실적이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 확대 압박의 빌미가 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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