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상존' 증권사 CEO 거취 주목···"강점 발휘·위기 타개 역량 관건"
'악재 상존' 증권사 CEO 거취 주목···"강점 발휘·위기 타개 역량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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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업황 도래해 저마다 '쇼크' 수준 실적···연임 여부 결정짓기 어려워
"당분간 비우호적 환경 지속···위기 극복 CEO 긍정적, 의외 인사 날 수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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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증시 침체와 자금 경색 문제 등 여러 악재에 직면한 증권업계에 부도설, 구조조정설이 퍼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증권사 저마다 부진한 실적을 낸 까닭에, 특정 부문에서 강점을 발휘하거나 위기 극복 역량을 보유한 CEO가 임기 연장에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된다. 내년 3월에는 최현만·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등의 임기가 끝난다. 이외 다수 중소형사 CEO들도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엔 대부분 CEO가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증시 호조에 따른 역대급 실적을 시현한 공을 인정받으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EO는 최고·최종 의사결정자로서, 기업의 가치가 극대화되도록 경영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양호한 실적을 이끈 경우면 연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대부분이 '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침체 지속으로 거래대금이 현저히 감소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저조한 데다 투자은행(IB) 부문도 부진한 영향이다. 예년과 달리 실적만으로 CEO의 명운을 결정지을 수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특히나 탁월한 경영 성과가 CEO 연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올해는 어느 곳이든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평가 요소로서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며 "실적이 특히 부진한 데다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는 거취가 불투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증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유의미한 실적 반등은 요원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고, 부동산 시장 위축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다라 증권사들의 이익 추정치도 감익 추세다. 녹록지 않은 업황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특정 부문의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CEO가 연임에 긍정적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6년 연속 대표이사에 오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IB)'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김성현 KB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등은 관록의 IB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하나증권의 경우 타 증권사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중에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7.6% 증가한 1538억3000만원을 기록, 이은형 대표의 경영 성과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당분간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비우호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위기 극복 역량을 갖춘 수장의 임기 연장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유지하는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간 예상치 못하게 거취가 정해진 CEO 선례를 보면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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