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연임 않겠다"···약속 지킨 나재철 금투협회장의 '용퇴'
[CEO&뉴스] "연임 않겠다"···약속 지킨 나재철 금투협회장의 '용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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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사진=금융투자협회)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사진=금융투자협회)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음달 말로 예정된 제6대 금투협회장 선거 불출마를 공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차기 금투협 수장 자리는 앞서 출사표를 내민 금투업계 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오를 전망이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나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2009년 금투협 출범 이후 회장 연임 전례는 없었지만, '현직 프리미엄'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앞서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증권·자산운용업계 CEO들이 후보군에 포진했음에도 나 회장이 차기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나 회장은 "새로운 회장이 자본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는 그가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연임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어떤 명분으로도 단임 약속을 파기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이었다. 

나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19 상황에 직면, 녹록지 않은 환경에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에 맞물려 협회장으로서 금투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드물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임 회장들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일각의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나 회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활동 반경을 높이기 시작했다. 연이은 사고로 시장에 팽배해진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기치 아래 정부·국회에 정책을 건의하는 한편, 업계 의견을 적극 대변했다. 재임 기간 디폴트옵션 도입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대 개편, 금융투자세제 선진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앞으로도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마무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회원사 CEO들은 나 회장에게 연임에 도전할 것을 잇따라 권유했다. 나 회장 역시 자본시장·금융투자산업 발전에 일조하기 위해 임기 연장을 고민했을 터였지만, 약속을 지키겠다는 스스로의 신념을 택했다.  

나 회장은 또 다른 불출마 선언 배경으로 "자금시장 정상화를 지원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현직 협회장이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재출마를 두고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대목이다. 그러면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 모두 자본시장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언급, 차기자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냈다.

나 회장은 2개월도 남지 않은 금투협회장 임기 동안 침체된 시장과 업계를 수습하는 행보를 우선순위로 삼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예정이다. 10년여간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 수장으로 여러 공을 세운 그가 협회를 떠난 이후에도 자본시장과 금투업계 발전을 위해 어떤 방면에서 골몰할지 업계는 자못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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