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2구역 재개발 수주전 '진흙탕 싸움'···비방전에 고발까지
한남2구역 재개발 수주전 '진흙탕 싸움'···비방전에 고발까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격 조건, 상호 비방전 이어온 양사 부재자 투표서 충돌 
롯데, '대우 직원 무단 침입 의혹' 대우 측 경찰 고발나서
한남2재정비촉진구역(한남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롯데건설이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스카이라운지(왼쪽)와 대우건설이 제안한 '한남써밋' 조감도(사진=각 사)
한남2재정비촉진구역(한남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롯데건설이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스카이라운지(왼쪽)와 대우건설이 제안한 '한남써밋' 조감도(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서울 재개발 '최대어'인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파격안을 제시해 온 양사는 상호 비방전을 벌이다 끝내 수사기관 고발까지 나서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의 시공사 총회를 사흘 앞둔 지난 2일 진행된 부재자 투표가 대우건설 직원의 무단 침입 의혹으로 1시간 넘게 중단됐다. 투표 현장에는 양사 직원이 각각 1명씩 배석했는데 신원이 확인된 직원 외 대우건설 협력업체 직원이 무단 침입해 조합에 발각되면서 경찰이 출동해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대우건설 측 직원이 조합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부재자 투표 용지에 접근했다"며 "자리를 옮겨가며 조합원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조합 컴퓨터에서 6명의 투표를 보며 전산 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측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 직원은 주차 안내와 어르신 부축을 위해 고용한 아르바이트 직원"이라며 "조합의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착각한 조합직원이 컴퓨터로 주변 정리와 단순 업무를 지시하면서 벌어진 단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조합원 명부를 빼돌리기 위해 투표 전에 사무실로 직원을 투입했다는 주장은 억측이자 음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롯데건설 측은 대우건설의 해명이 현장에서 수차례 번복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고 대우건설 측은 지속적인 음해와 근거없는 의혹제기를 멈추라고 강조했다. 

특히 롯데건설 측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불법 행위로 간주하고 사건에 연루된 대우건설 직원들을 건설산업기본법,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양사 모두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조합 측에 조합사무실 폐쇄회로(CC)TV 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한남2구역은 총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며 한강변 노른자위에 위치해 입지적인 이점도 상당한 만큼 양사는 시공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하이엔드 브랜드와 파격적인 금융 혜택 등 조건을 내걸고 홍보에 적극 나섰다. 

사업 조건을 살펴보면 우선 롯데건설은 분담금을 100% 입주 4년 후에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자금이 부족한 조합원들이 신축 아파트에 직접 거주하지 못하고 전세 등 임대를 놓으면서 잔금을 치르는 상황이 최소화하도록 금융비용도 회사가 부담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역시 분담금 즉시 납부가 아닌 입주 2년 후 납부를 제안하는 등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주비 조건도 파격적이다. 롯데건설은 LTV 140%를 제안했으며 한남뉴타운 내 최저 금리를 보장한다고도 밝혔다. 대우건설은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수준인 이주비 ‘LTV 150%’를 약속했다. 금융기관 경쟁입찰을 통해 최저금리로 지원해 조합원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다만 수주전이 사업 조건 경쟁을 넘어서 상호 비방전과 흑색선전이 난무한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합은 입찰 전부터 홍보 공영제 운영을 내걸고 '클린 수주'를 강조했지만 양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1차 합동설명회 당일 현장에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대우건설 규탄 시위를 벌였다. 대우건설은 이들의 배후에 롯데건설이 있다고 주장하고 롯데건설은 반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약점을 파고들어 여론전도 벌어지고 있다. 롯데건설 측은 대우건설이 중흥건설로 인수됐다는 점을 들며 공격했고,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의 우발채무와 유상증자를 거론하며 자금 리스크를 강조했다. 홍보를 위해 고용한 건설사 OS 요원들이 주먹다짐을 하거나 상대 회사에 대한 각종 음해성 소문을 퍼뜨리며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용산구청은 양사에 위법 행위 경고 및 주의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편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원에 지하 6층~지상 14층 1537가구(임대 238가구 포함) 규모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오는 5일 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