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업황' 증권업계, '부서·직원 정리' 구조조정 우려 확산
'최악 업황' 증권업계, '부서·직원 정리' 구조조정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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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證, 법인영업·리서치부 폐지···'증권사 인원 최대 50% 감축' 정보지 등장
증권사들 "악성 루머" 일축···일각 "증시 부진·유동성 위기 등에 구조조정 조짐"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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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증시 침체와 금리 상승, 자금 경색 문제 등 각가지 악재에 직면한 증권가에 구조조정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가 업황 부진을 고려해 부서 폐지와 임원 감축을 단행하기로 하면서다. 여기에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내용이 담긴 정보지가 별안간 떠돌면서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1일 법인본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서에 소속된 30여명의 임직원 가운데 일부는 부서 폐지로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고, 계약 기간이 남았거나 계속 근로자인 임직원은 유사 업무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갈수록 침체되는 업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력을 효율화하고 기업금융(IB)과 자기자본투자(PI) 위주의 전문 투자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설명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513억원을 냈지만, 올해 들어 업황이 현저히 부진한 영향으로 1분기와 2분기 각각 영업손실 23억원, 53억원을 냈다. 

올해 3월만 해도 법인영업 직원을 채용했던 케이프투자증권이 일부 부서를 접기로 결정하면서 증권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레고랜드발(發) 사태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증권가에 본격 구조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효율성을 염두에 둔 개편이라고는 하지만, 들이는 비용에 비해 수익이 저조한 부문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공교롭게도 일부 증권사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란 정보지가 돌았다. 여기에는 대형·중소형 증권사가 부서 폐쇄와 직원을 최대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언급된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응할 가치도 없는 악성루머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근거 없는 소문에 회사의 영업 환경이 저해될까 우려된다"고 잘라 말했다. 

증권사 저마다 항간에 떠도는 '구조조정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자칫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규모 막론한 대다수 증권사는 반토막난 실적을 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자금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점도 구조조정 조짐을 뚜렷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고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최대 실적 행진을 벌였던 지난해가 격세지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올해는 최악의 업황이 도래했다고 할 만큼 사정이 안 좋아졌다"며 "특히 중소형사들은 수익과 거리가 먼 부서를 중심으로 축소·폐쇄에 이르는 등 인력 효율화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달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에 대해 한국증권금융이 우선 자체 재원을 활용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할 에정이다. 주요 증권사 9곳을 중심으로 ABCP 물량을 업계 차원에서 소화하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확인되지 않은 증권사 관련 루머 확산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합동 루머 단속반'을 운영, 악성 루머 유포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에 잘못 퍼진 허위사실은 가뜩이나 위기를 겪는 일부 증권사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자본시장 신뢰도 실추될 수 있다"며 "지라시 등의 무분별한 확산을 철저히 막고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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