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투협회장 재출마 포기···'관록의 금투업계 CEO' 5인, 승자는?
나재철 금투협회장 재출마 포기···'관록의 금투업계 CEO' 5인,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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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회장 "단임 약속 파기 않겠다···현직 회장의 선거운동, 소탐대실" 불출마
금투협, 후추위 구성 관련 임시 이사회 개최···증권·자산운용사 전 CEO '각축'
"후보자들 출중한 능력 저마다 피력···정책·감독당국 간 소통력, 표심에 관건"
(왼쪽부터)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사장, 구희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사진=서울파이낸스 DB)
(왼쪽부터)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서유석 전 미래에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사장, 구희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이달 초읽기에 들어간다. 당초 연임 도전이 유력했던 나재철 현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일찍이 출사표를 내민 증권·자산운용업계 전직 최고경영자(CEO) 5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업계에선 후보군의 면면을 주목하는 한편, 장단점을 따져가며 승부를 점치는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재철 회장은 이날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에 불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 나 회장은 5대 협회장 선거 당일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가장 큰 '연임 포기' 이유로 들었다. 

그는 "재임 기간 디폴트옵션 도입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대 개편, 금융투자세제 선진화 등 많은 성과가 있었고, 앞으로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마무리해야 할 일도 많은 만큼 연임에 도전하라는 권유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그 어떤 명분으로도 단임 약속을 파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또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신용경색이 풀려가고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자금시장 정상화를 지원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현직 협회장이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은 모두 자본시장을 대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들이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이뤄낼 만한 역량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나 회장이 임기 연장을 택하지 않으면서, 차기 금투협회장 후보 간 경쟁 체제는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부터 5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내밀었다.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등 증권사 출신 인물 3명과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구희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 등 자산운용사 출신 2명이 출마 의사를 피력했다. 모두 30년 이상 금투업계에 몸담으며 자본시장 발전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된다. 

나 회장 외 후보 5명은 관련 분야에서 출중한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금융투자업계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 금투협에서 추진 중인 과제를 원활히 해결할 수 있다는 평이다.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고루 갖춘 경력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차별화된 강점으로 자평한다. 그러면서 평생 갈고닦은 역량을 투자자 신뢰 회복과 자본시장 성장을 이끄는 데 십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는 '35년 증권맨' 관록에 더해 금투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황영기 금투협회장 시절 자율규제위원회 위원으로 2년간 활동했고, 권용원 금투협회장 당시엔 이사회 멤버로서 회원이사와 자율규제 자문위원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는 관(官) 출신으로 타 후보와 다른 강점을 보유했다. 전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를 거쳐 기획재정부 본부국장을 역임한 뒤, NH투자증권에서 투자은행(IB) 전무와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IB와 자산관리(WM)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췄으며, 공직생활을 토대로 당국과의 소통에 능할 것이란 평가다.

후보 중 마지막으로 출사표를 던진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은 '실무형 협회장'을 보여주는 한편, 실질적이고 실용적 역할을 하는 협회의 역할이 발휘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보다 구체적인 출마의 변을 밝혔다. 구 전 대표는 과거 오랜 기간 나재철 금투협회장과 대신파이낸셜그룹에 함께 몸담은 바 있다.

2008년부터 13년 동안 교보증권을 이끌며 '최장수 CEO'로 유명한 김해준 전 대표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재임 기간 탁월한 경영 성과와 온화한 성품을 갖춰 구성원들에게 높은 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나재철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출마를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나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출마 의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출마 의사를 피력한 이들은 금융투자업계 수십년 관록을 자랑하는데, 능력으로 보면 금투협이 추진 중인 과제들을 해결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성 외에 회원사를 대표할 목소리를 낼 추진력은 물론, 정책·감독당국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해당 후보들도 이를 경쟁력 삼아 저마다 선거 과정에서 피력할 것"이라고 했다.

금투협은 오는 9일 제6대 금투협회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내달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나재철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자 선임 작업에 들어간다. 이 자리에서 후추위 구성, 일정 등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이사회와 학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후추위는 이달 중 선거공고를 내고,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후보 적격자(숏리스트)를 선정한다. 이후 한 달 반가량 선거운동을 진행한 뒤, 12월 넷째 주 선거가 치러진다. 투표권은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회사·부동산회사 등 376개 회원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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