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힘준 금융그룹, MAU 성과···'유니버셜뱅크'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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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MAU 2400만 '선두'···신한 2100만 돌파
우리·하나, 가입자수 1974만·1887만 기록
MAU·가입자수 등 플랫폼 성과 비중 커져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그룹 실적발표에서 디지털·플랫폼 실적이 핵심 성과지표로 자리매김했다. 빅테크 등장, 전통 은행업 시장 포화 등 금융업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경쟁력이 그룹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금융그룹들은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를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디지털 성과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지난 9월 말 기준 그룹 애플리케이션(앱)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2446만명으로 금융그룹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 1019만명과 KB증권 '마블(M-able)' 233만명, KB국민카드 'KB페이·카드홈앱' 813만명에 생활플랫폼 앱 MAU를 모두 합한 규모다.

KB금융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 중 집중하는 부분은 '고객에게 사랑받는 넘버원(No.1) 금융플랫폼 기업'이다"라며 "기존 금융서비스에 새로운 사업을 결합해 혁신과 고객가치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과 리딩뱅크를 다투는 신한금융의 9월 말 기준 금융·비금융 앱 MAU는 소폭 뒤쳐진 2115만명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쏠', 신한카드 '플레이', 신한증권 '알파' 등 금융 앱 MAU와 자동차대출 '신한마이카', 배달앱 '땡겨요', 쇼핑 '신한올댓' 등 비금융 생활서비스 앱 MAU를 모두 합친 규모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금융 앱 MAU가 53만명 증가할 때 비금융 앱 MAU는 79만명 늘어나는 등 생활플랫폼 이용자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신한금융의 생활플랫폼 월 이용고객 규모는 약 2배 증가했다. 생활플랫폼을 통한 영업수익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신한금융의 디지털 신사업(생활플랫폼+데이터사업) 영업수익은 올해 1분기 101억원에서 2분기 211억원, 3분기엔 314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디지털 성과는 금융·비금융 플랫폼의 균형적 성장을 통해 각각의 플랫폼 간 이동과 서비스 이용을 용이하도록 하겠다는 전략과 관련이 깊다. MAU 1800만명에 달하는 금융플랫폼을 통해 고객 유입을 늘리고, 유입된 고객이 앱에 오래 머무르도록 비금융(생활)플랫폼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실적발표에서 플랫폼 가입자수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실적을 공개했다. 우리금융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의 '우리원(WON)뱅킹' 가입자수는 9월 말 기준 1974만50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56만명 늘었다. 같은 기간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상품 가입 고객수는 203만2000명으로 24만3000명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9월 말 기준 하나원큐(하나은행) 및 원큐페이(하나카드) 가입자수가 1887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701만2000명) 대비 185만8000명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전체 신용대출의 92.4%, 담보대출의 62.7%가 비대면으로 신청될 정도로 비대면이 대출상품 판매의 주요 채널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현재 금융그룹들은 다양한 플랫폼 전략을 통해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는 하나의 앱에서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기에 비금융 생활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준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하나의 앱에서 그룹사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는 '원앱(One App)전략'이 아닌 다양한 앱을 두되, 앱 간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신한은행 앱 '쏠'에 접속해 은행업무를 본 후 쏠 내에서 바로 배달앱 '땡겨요'로 이동해 음식주문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원앱 전략은 아니지만 서비스 이용 소비자 입장에선 하나의 앱에서 다른 금융·비금융서비스까지 이용한다고 느낄 수 있는 셈이다.

김명희 신한금융 CDO(최고디지털책임자)는 지난달 25일 실적 콘퍼런스콜(콘콜)에서 "그룹통합 앱(신한플러스)을 통해 각 그룹사들 간 앱을 넘나들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다른 금융그룹들이 은행 중심의 원앱 전략으로 가고 있다면 신한은 계열사들이 하나의 엔터프라이즈(기업)라면 어떤 기능들을 통합해 제공할 수 있는가에 더 고민을 하면서 유니버셜 간편 앱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등 다른 금융사들은 은행 앱을 중심으로 하는 원앱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여러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KB스타뱅킹(은행)을 중심으로 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탑재할 필요가 있다고 누차 밝혀왔다. 앱 간편화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전상욱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도 최근 실적 콘콜에서 디지털 전략과 관련해 "금융과 비금융을 통합해 그룹 차원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에서 전략을 짜고 있다"며 "각 계열사의 중심 기능을 우리WON 뱅킹으로 향하게 해 고객이 접근하도록 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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