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한화 매각 찬성···전 구성원 고용승계 조건"
대우조선 노조 "한화 매각 찬성···전 구성원 고용승계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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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가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주진희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가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이 사실상 한화그룹으로 점쳐진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전 구성원 고용승계 등 생존을 위한 청사진 안건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한화그룹으로의 매각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화로 매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매각 과정 속에서 대우조선의 발전 방향을 논의해 더 이상의 실패가 없는 매각을 만들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4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크게 △고용보장 △노조 및 단체협약 승계 △지역 발전 △다단계 고용구조 개선 등 회사 발전 사항 등을 제시했다.

고용보장과 관련해 전 구성원의 고용 승계를 약속하고 인전 및 물적 분할금지 조항을 내세웠다. 단체협약 사항에서는 동종사 수준으로 임금을 보장하는 등 구성원들에 대한 처우개선 보장을 요구했다. 이외 협력사 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 및 오랜 관행처럼 내려오던 다단계 고용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들은 "대우조선의 매각은 한 기업의 인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제조업의 기둥인 조선산업의 중심 기업을 재편하는 문제"라며 "매각 대금을 지불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노조는 "지난 15년간 대우조선 매각에 있어 정부와 산업은행은 당사자 참여를 철저히 무시해 왔고 결국 이것이 매각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우조선 구성원들은 99년 대우그룹 부도 이후 독자생존, 서러움, 희생, 위기 등 많은 것을 경험했다"며 "그룹 체제하의  오너가 있었을 때와 오너가 없을 때의 차이를 알고 있고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으며 국민적 지탄을 받은 서러움도 경험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화그룹은 이렇게 대우조선을 지켜온 구성원들과 지역민들에게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와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대우조선의 미래를 제시해야 할 책임과 함께 구체적인 매각 절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우조선이 한화그룹의 사업체제 안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할 것이며 한화는 어떻게 이를 책임질 것인지 매각을 주목하는 국내의 시민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산업 관계자들에게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화에 책임감 및 매각 의지를 되묻기도 했다.

아울러 "한화의 약속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매각과 인수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구성원과 관계자, 지역 주민 모두가 수긍하고 동의하는 내용을 제시하고 합의해야 한다"며 "당사자 참여의 원칙 아래 노조와 열린 대화를 통해 매각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고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나는 즉시 해당 요구안을 한화그룹에 전달할 예정이다. 

노조는 "답을 통해 한화가 대우조선 구성원과 지역 사회에서 환영받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제 결정은 한화 그룹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추후 투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앞서 하청노조도 지난 18일 임금·고용·노동조건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 지회는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정규직 노조로, 각각 선박 건조와 사내식당·수송·지원 등 복지업무를 맡고 있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임금 원상회복을 통한 저임금 구조 해소, 다단계 고용구조 개선, 4대 보험료 체납·임금 체불 등 하청업체 불법행위 엄단, 하청노조 인정·활동 보장 등을 한화그룹에 요구했다. 웰리브 지회는 과거 회사(웰리브)가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였다며 대우조선해양 복지 부문 직접 운영을 통한 웰리브 소속 노동자 직접 고용을 요구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2조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대우조선 지분 49.3%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최대 6주간 대우조선에 대한 단독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사에서 문제가 없다면 양측은 본계약(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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