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웃돈 美CPI에 뭉개진 '연준 피벗' 기대···증시 하락 출발
예상치 웃돈 美CPI에 뭉개진 '연준 피벗' 기대···증시 하락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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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CPI 8.2%↑ ···근원CPI는 40년 만 최대폭 상승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더욱 무게 실려
나스닥 2.74%↓·역외 원·달러 환율도 1440원 넘겨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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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름세가 예상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를 우려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글로벌 긴축 기조가 앞서 예고했던대로 강력한 기조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이날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했고,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미국발(發) 고강도 긴축 기조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시장도 일제히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 노동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CPI는 1년 전보다 8.2% 상승했다. 지난달 물가 오름폭은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6월(9.1%) 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인 8.1%보다는 0.1%p 높았다. 전월대비로는 0.4% 상승했으며, 이 또한 다우존스 전문가들이 예상한 0.3% 수준을 웃돌았다.

특히 헤드라인 물가보다도 세부적인 지표에 더욱 관심이 쏠렸는데, 세부 지표에서도 충격이 일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근원CPI는 1년 전보다 6.6% 높아졌다. 이는 시장 예측치(6.5%)를 뛰어 넘은 것은 물론, 과거 최대치를 기록했던 1981년 3월(전년동월대비 6.5%)보다도 높았다. 전월대비로도 0.6% 뛰면서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0.4%를 뛰어넘었다.

근원물가는 물가의 추세적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앞서 중앙은행 및 시장 등이 모두 주목했던 지표다. 즉, 여전히 물가 추이가 아직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커졌고, 이런 물가 추이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 임대료가 급등한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6.6% 상승했고, 전월 대비 0.7% 올랐다. 전체 물가에서 40%를 차지하는 주거비는 한 번 오르면 내려오기 어려운 하방경직성을 가지고 있다.

물가 오름세가 3개월 내린 데에도 유가 하락이 반영된 결과이지만, 이 역시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할 경우 하락 흐름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이미 23개국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는 내달부터 일일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배럴씩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앞서 공개된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은 소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일부 위원들이 현재 경제 전망 등을 볼 때 고강도 긴축 기조가 경제에 심각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대체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조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를 선행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9월 PPI는 1년 전보다 8.5% 상승했고, 지난 8월(8.7%)보다는 다소 둔화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8.4%)를 상회했다. 전월대비로도 0.4%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망치(0.2%)도 뛰어넘었다.

상황이 이렇자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색인 옅어질 것이란 기대도 사그라들 전망이다. 앞서 시장에선 경제성장률은 물론 산업생산 등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전반에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피벗'(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이날 CPI도 7%대로 들어서기만 해도 금융시장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물가가 쉽사리 잡히지 않으며 연준의 고강도 긴축 공포는 더욱 확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 툴에서는 미국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은 이달 연준이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98.6%로 내다봤다. '빅스텝'(0.5%p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1주일 전 24.8%에 달했지만 제로(0%)에 수렴했다. 그 자리는 남은 1.4%를 기록한 '울트라스텝'(1.00%p 금리인상)이 자리했다.

미국 증시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6% 하락한 2만8755.83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 내린 3520.37으로, 나스닥지수는 무려 2.74% 내린 1만131.816로 개장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45원을 웃도는 등 연고점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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