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했더니 고유가···항공업계 울상
코로나 피했더니 고유가···항공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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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랜기간 불황을 겪었던 항공사들이 이번에는 고유가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특히 유류비가 항공사 영업비용의 최대 40%를 차지할 만큼 원·달러 환율 강세는 이들에게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항공사들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국제선을 대폭 늘리고 신규 노선도 공격적으로 취항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이하 OPEC+)는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하루 평균 200만 배럴 대폭 감산키로 합의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다.

올해 6월 배럴당 122.11달러까지 상승한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83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유가지만 이번 원유 생산 감축 결정으로 다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때문에 국내 항공·정유 업계는 유가 변동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고환율·고금리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항공사들은 고유가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겨우 회복시키고 있는 수익성이 다시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소모량이 약 2800만배럴에 달한다. 이에 따라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약 2800만달러(약 397억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항공사는 올해 2분기 연료비를 1조140억원 지출했다. 고유가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연료비 지출은 153%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180억원의 유류비 지출이 늘어난다.

유류비는 항공사의 영업비용 최소 20%에서 40%까지 차지한다. 유가 상승 시 항공사들이 지출하는 연료비도 덩달아 올라가는 구조다. 이 가운데 최근 각국의 입국 조치가 완화되면서 여객 매출을 늘려야 하는 항공사들은 국제선 운항 횟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행을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고유가는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와 연관이 있어 소비자 부담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유류할증료란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것이다.

올해 7·8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유류할증료는 최근 유가가 하락하며 다소 떨어졌지만, 유가가 급등하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4분기부터 해외여행이 본격화될 전망이라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부터 벗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다시 항공운임이 오르니 항공사 뿐 아니라 소비자 여행심리 마저 위축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선 운항횟수를 코로나 이전단계로 올리고 여행을 촉진해야 한다"며 "여객 모집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활용해 최대한 수요를 끌어올려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10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보다 1단계 상승한 17단계가 적용돼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6400∼27만5800원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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