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또 '빅스텝'···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 (종합)
한은, 또 '빅스텝'···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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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물가·환율 속 '매파' 美연준 영향
한·미 금리차 0~0.25%로 좁혀져
연말까지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오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은의 금리는 3.0%로 올라섰고,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 금리 시대가 열렸다. 한은이 지난 7월 역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두 번째로 0.5%p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3.0~3.25%)과의 기준금리 차는 0~0.25%로 좁혀졌다.

이는 물가상승률이 5%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금융위기 수준에 준하는 강달러 현상, 미국의 고강도 통화긴축 기조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밝힌 9월 물가상승률은 5.6%를 기록하면서 2개월 연속 오름세가 둔화됐다. 하지만 이미 연간 5%대가 넘는 물가 오름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을 넘어, 24년 전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되고 있다. 또한 에너지·음식류와 같이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월(4.4%)보다 0.1%p 올라선 4.5%를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내년 1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이 5%대에 머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고물가 상황의 고착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킹달러'에 따른 원화 약세도 우려스러운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442.2원까지 올라서면서 1450원선에 근접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환율이 소폭 내려서긴 했으나 여전히 1400원대 위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원화 약세는 두드러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 가치(7일 기준)는 최근 3개월간 8.0% 급락했다. 세계 주요 31개국 가운데 달러 대비 가치가 원화보다 더욱 떨어진 통화는 아르헨티나의 페소화(-15.2%)와 뉴질랜드 달러(-9.2%)뿐이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까지 고강도의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한은 역시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연준은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이에 따라 한·미 간 금리 격차가 0.75%p까지 벌어졌다.

당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은 정책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FOMC의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11월 1~2일, 12월 13~14일) 결과에 따라 미국의 정책금리는 현재보다 1.5%p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반면 한은이 올해 한 차례 남은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한·미 간 내외금리차 역시 1.5%p까지 벌어진다. 이는 과거 1996년 6월에서 2001년 3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폭과 같다.

내외금리차가 커지게 되면 높은 금리를 좇는 자본시장 특성상 자본유출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 안전자산으로 선호가 높은 미 달러를 찾는 수요도 더욱 강해지면서 환율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높아진 환율은 수입물가를 자극하면서 국내 물가상승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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