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보고서發 긴축 우려에 급락···나스닥 3.8%↓
뉴욕증시, 고용보고서發 긴축 우려에 급락···나스닥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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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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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가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지시간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30.15p(2.11%) 하락한 29,296.79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4.86p(2.80%) 밀린 3,639.66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0.91p(3.80%) 떨어진 10,652.4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가 여전히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시키면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이에 증시는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6만3000명 증가해 전월의 31만5000명 증가보다 적게 늘었다. 이날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인 27만5000명 증가를 밑돌았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그러나 실업률은 3.5%로 전달의 3.7%에서 하락해 반세기래 최저 수준이었던 7월 수치로 되돌아갔다.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올라 전달의 5.2% 상승에서 하락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여전히 실업률이 반세기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했고 11월 자이언트스텝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한층 더 커졌다.

미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11월 0.75%p 금리 인상 가능성은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80% 이상으로 상승했다. 전날에는 70% 대였다. 연준이 11월에도 금리를 0.75%p 인상하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는 것이다.

긴축 전망에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bp 상승한 3.89%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 3.91%까지 찍기도했다. 영국발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채금리가 치솟았던 지난주 4%선을 다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도 4.3%선까지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지표 발표전 112.030 수준에서 지표 발표 후 112.827까지 올랐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점도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를 강화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다.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은 배럴당 98달러까지 올라 100달러에 육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노동 시장의 강세 신호는 일반적으로 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이날 발표된 데이터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경제를 더욱 둔화해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확고히 하는 역할만 했다"고 진단했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 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9월 보고서는 예상한 대로 나왔지만, 시장은 실업률 하락이 연준에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이 수치에 매몰돼 있다"며 "초기 실업수당 건수가 낮은 수준이고 해고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이번 실업률지표는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하도록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GW&K투자관리의 빌 스털링 글로벌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호재가 악재로 변하는 전형적인 상황"이라며 "강력한 고용 보고서라는 호재가 시장을 덮쳤다. 연준은 이제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며 내년 침체 위험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강도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종목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가 급락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으며, 기술주는 4% 이상 폭락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테슬라는 전거래일 대비 6.32% 하락 마감했다. 애플은 3.67%, 마이크로소프트는 5.09% 밀렸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고 인공지능(AI)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로 공식 발표하면서 반도체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8.03%, 인텔은 5.37% 미끄러졌다. 또 다른 대표 반도체주인 AMD는 PC수요 악화로 3분기 매출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밝힌 이후 14%가까이 내려 앉았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한 연설에서 9월 고용보고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연준이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역사적인 기준에서 보면 아직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며 연방기금금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4.5% 근처"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4.25%~4.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은 79.6%를, 0.50%p 인상 가능성은 20.4%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84p(2.75%) 상승한 31.36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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