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앞 5000명 모인 보험영업인들 "빅테크, 보험시장 진출 결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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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험대리점협회,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 '2차 결의대회' 개최
"보험영업인 일자리 뺏는 혁신서비스···당국이 지원대책 마련해야"
(사진=보험대리점협회)
한국보험대리점(GA)협회, 보험영업인 노동조합 연대, 온라인플랫폼 보험진출저지 비대위 소속 보험업계 종사자들이 5일 오후 1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진출 저지와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보험대리점협회)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을 앞두고 보험대리점업계와 보험설계사들이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다시 한번 거리에 나왔다. 코로나19와 고령화로 보험영업 환경이 가뜩이나 어려워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나서 온라인 플랫폼에게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허용해 준 만큼, 보험영업인에 대한 생존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보험대리점(GA)협회, 보험영업인 노동조합 연대, 온라인플랫폼 보험진출저지 비대위 소속 보험업계 종사자들이 5일 오후 1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진출 저지와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1차 집회를 연 이후 약 40여 일만이다. 이날 결의대회는 문화공연 및 대회사·연대사·결의문 낭독 등으로 구성됐고, 주최 측은 이날 5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보험대리점협회는 지난 8월22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앞두고 1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기업의 보험시장 진출은 '골목상권 침해'이며, 금융당국이 나서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허용하겠다는 것은 빅테크에 은행·증권에 이어 보험판매 영역까지 넘겨주는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한다며 반발했다.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테크 기업들이 각 보험사로부터 상품정보를 받아 소비자에게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보험대리점과 보험설계사들은 이 서비스가 금융당국이 정한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이달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이는 보험영업인들의 소득 감소를 비롯해 소비자 선택권까지 침해하는 서비스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대리점협회는 이날 결의대회를 연 배경에 대해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기업은 거대 자본과 수천만의 이용자를 등에 업고 수많은 산업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문어발식 확장 등 시장을 독점해 왔다"며 "이런 행보는 불공정 경쟁 유발, 영세상권 침해, 소비자 선택권 침해 등을 유발한다. 보험시장에 빅테크가 진출하게 되면 급격한 시장 잠식으로 독과점과 불공정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중개서비스와 혁신금융서비스 진출을 적극 저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차 결의대회 이후 보험대리점협회는 금융당국이 진행하는 보험·핀테크 업계 간 회의에 참석하고 있지만, 수수료 및 허용 상품에 있어 업계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될 지에 대해서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복수의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및 실손보험 등을 비교·추천서비스에 허용하는 식으로 서비스 방향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춘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전무는 "10월 국정감사 이후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관련 제외 상품이나 수수료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나올 예정"이라며 "금융당국에 보험영업인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 5000여 명이 넘는 보험대리점 관계자들과 설계사들이 광화문에 모였다"고 말했다.

또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개인보험대리점, 법인보험대리점, 설계사 등 5000여 명의 보험영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실제 집회에 참석한 보험대리점 관계자는 서울파이낸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새벽 6시에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며 "보험업계에 30년 이상 몸을 담고 있는데, 방카슈랑스 제도가 시행될 때도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고객 DB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빅테크들이 보험판매업에 진출하게 되면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 자체는 허용됐지만 금융소비자와 보험영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허용 범위를 최소한으로 축소시켜야 한다"며 "간단한 여행자 보험 등 소멸성 보험은 서비스에 들어가도 보험영업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소비자 접점을 형성하는 자동차보험과 설계사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장기보험이 비교·추천서비스에 포함될 경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보험설계사의 소득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대리점협회가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법인보험대리점 보험설계사 영업활동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144명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중 93.3%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변을 제출했는데, 이중 소득이 이전보다 20% 이상 줄었다는 설계사가 51%에 달했다. 소득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답한 설계사는 26.2%로 나타났다. 

보험영업인들은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비상대책위는 결의문을 통해 "온라인플랫폼 기업에겐 막대한 돈벌이에 나서게 해주는 반면 영세한 사회약자인 보험영업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여기에 대한 지원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금융당국의 모습에 개탄한다"며 "오늘 비상대책위은 45만 보험영업인과 함께 온라인플랫폼 보험진출 저지와 빅테크 기업과 보험사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을 강력히 결의한다"고 말했다.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진출 저지와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2차 결의대회'에 나온 한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진출 저지와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2차 결의대회'에 나온 한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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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무 2022-10-05 15:26:32
세상이 변해갑니다. 반대한들 일시적이니 살길 찾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