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IRA '늑장 대응' 논란에 이창양 "日·EU보다 앞서"
[국감] IRA '늑장 대응' 논란에 이창양 "日·EU보다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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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등했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이날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에게 IRA에 대한 대응 시점을 질문하며 적기 대응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의 전신인 BBB(더 나은 재건, Build Back Batter)법이 사전에 나와 IRA가 예견됐음에도 IRA의 심각성을 몰랐다는 건 큰 문제"라며 "지난 8월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할 때까지 윤석열 대통령 휴가, 산업부 장관 휴가 등으로 정부가 제대로 역할 못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도 이 장관에게 "대통령에 IRA 법안에 대해 직접 대면 보고를 한 적 있느냐"며 "중요 안건에 대해선 장관급 이상이 대면보고하고 미국을 방문하는 등 움직였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IRA는 미국 내 급등한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마련된 법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 내용이 담겼다. 지난 7월 27일 법안 초안이 공개됐고, 8월 6일 상정돼 다음날인 7일 통과됐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원자재를 공급받도록 했는데, 이 때문에 국내 전기차 밸류체인이 타격을 입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9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현대차의 경우 전월대비 14%, 기아차는 22% 감소했다는 통계가 이날 보도됐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EU 집행위원장이 RMA라는 원자재법을 발의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국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으로 IRA와 취지가 비슷하다"며 "산업부에 RMA 대응 방안에 대해 물었는데, 초안이 공개된 뒤 대응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왜 산업부가 IRA에 적기 대응못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RMA도 발효된 뒤에야 비밀리에 논의돼 사전에 파악할 수 없었다고 할 것인가"라며 "각종 네트워크를 활용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국내에서는 의문이 있겠지만 우리 정부의 IRA 인지시점, 대응강도, 대응 수준은 일본이나 독일, 유럽 등과 비교해 가장 앞서 있다"며 "RMA는 초안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제안 정도라 유럽 쪽 통상조직과 외교조직이 면밀히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회가 함께 IRA 법안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BBB 법안이 8개월 동안 통과가 안 되다가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딜을 하면서 법안이름이 IRA로 바뀌었고, 통과됐다"며 "산업부의 초기 대응이 늦었다고 질책만 할 것이 아니라 '몰랐다'며 국회에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등 실질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미 의회 의원들을 만났는데, 배리무어 앨라배마 하원 의원은 IRA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존 햄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회장과 면담에서도 당일 아침 IRA에 대해 검색해봤다는 얘길 들었다"며 "그 정도로 IRA는 워싱턴의 시크릿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RA 대응책은 본질적으로 법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의회 차원에서 노력해 주신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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