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서학개미 보유 주식 팔아 원화 환전시 양도세 혜택 검토
정부, 서학개미 보유 주식 팔아 원화 환전시 양도세 혜택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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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원 공제 확대·22% 세율 한시 인하 거론···"환율 안정에 도움"
(사진=뉴욕증권거래소)
(사진=뉴욕증권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정부가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팔아 원화로 환전할 경우 양도소득세 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 주식의 거래량이 급감하며 거래절벽 우려가 심화되고 있지만, 이른바 서학개미들에게 애플(AAPL)·아마존(AMZN)·알파벳(GOOGL)·엔비디아(NVDA)·퀄컴(QCOM)·어도비(ADBE) 등 미국 테크기업들의 인기는 여전하다. 최근 '서학개미'들은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주요 기술수 15종목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들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서학개미의 대외금융자산을 국내로 환류시켜 수급상 외환시장 안정 요인으로 작동시키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을 만큼 원화 약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는 민간의 해외 금융자산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 중 하나로 해외주식 양도세제 개선을 저울질 하고 있다.

3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우리 국민이 해외주식을 매각해 자금을 국내로 들여올 경우 양도세 상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은 내국인이 1년간 해외주식을 매매한 내역을 합산해 각종 비용을 차감한 양도차익에 대해 20%(주민세 포함 시 22%) 세율로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다. 기본공제는 250만원이다.

일례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주식을 매매하는 서학개미 A씨가 1년 동안 사고 파는 과정에서 비용을 제외하고 총 1천만원의 수익을 냈을 경우 1천만원에서 250만원을 제한 750만원에 22% 세율을 적용한 165만원을 양도세로 내야 한다.

정부는 해외주식 양도세 기본공제 금액인 250만원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 공제를 높임으로써 해외 주식에 대한 양도세를 줄여주게 되고 이를 통해 서학개미들의 양도차익 실현을 막는 장애물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결과적으로는 해외주식에 대한 양도세를 낮춰 서학개미들이 해외 주식 자산에 대한 처분을 빨리 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서학개미들 사이에선 연간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넘기는 경우 매도 주식 수를 줄여 올해는 250만원까지만 양도차익이 나도록 매도하고 나머지는 내년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절세를 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때 기본공제액을 500만원으로 올린다면 차익실현 규모를 더 늘리는 요인이 된다. 20%로 설정된 양도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 또한 서학개미들의 차익실현을 도울 방안이다.

다만 정부는 해외주식을 양도한 후 원화 환전까지 마쳐야 한다는 전제하에 이런 양도세 완화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주식 양도세는 주식을 매도하는 순간 발생하는데 주식을 매도해도 계좌에 달러 예수금으로 남아 있다면 외환시장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다.

금융시장에서는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할 경우 특히 해외주식 계좌에 차익실현 이후 예수금 형태로 남아 있는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증시 급락으로 주식 형태로 보유 중인 자산은 환차익보다 평가손실이 더 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들어오는 달러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내 원/달러 환율 하락·안정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가 이처럼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 주식을 처분해 원화로 환전하도록 하는 유도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이유는 국내 주식 거래가 급감하는데 비해 해외 주식 투자 열기는 상대적으로 덜 꺾였기 때문이다.

긴축 공포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에서도 서학개미들은 향후 이들 종목들의 상승 전환 시를 노리고 레버리지를 3배로 적용하는 ETF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3X’(SOXL) ETF' 등이 서학개미 투자 1,2위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투자자산을 원화로 환전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할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따른 전 세계적인 '킹달러' 상황에서의 달러 수급 안전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2조123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을 종류별로 나눠 어떻게 하면 국내로 들여올 수 있을지 제도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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