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2개월 연속 '역대 최악'···반도체 불황 여파
교역조건 2개월 연속 '역대 최악'···반도체 불황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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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무역지수·교역조건'
순상품교역조건 10.3%↓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교역조건이 2개월 연속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수입가격 오름세가 둔화했으나, 수출가격의 오름세도 함께 내리면서 교역조건 개선 효과가 상쇄된 영향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2.49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10.3%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의 한 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즉, 한국이 상품 100개를 수출하면 82.49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교역조건이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7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물론, 과거 198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82.71)도 갈아치웠다.

국제유가가 소폭 내림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전년동월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유가 하락에 수입가격(달러 기준)이 △6월 22% △7월 18% 8월 13.6% 등 오름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수출가격 역시 △6월 9.7% △7월 4.5% △8월 2.0% 등으로 같이 떨어졌다. 이달 기준 수출·수입가격 오름폭 차이로는 무려 6~7배에 달한다.

단, 교역조건은 달러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최근 높은 원·달러 환율 추이는 반영되지 않는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로 수입품 가격 오름세가 둔화한 점은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의 상승 즉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도 "하지만 반도체 가격 약세와 석유제품·화학제품 등의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품 가격의 오름세도 함께 떨어지면서 교역조건 개선 효과가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수입금액지수(달러 기준)는 1년 전보다 무려 28.8% 상승한 184.49를 기록했다. 이는 21개월 연속 상승이자, 지수 수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제1차금속제품(-13.0%) 등이 감소했으나 광산품(77.2%),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5.8%) 등이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7.2%) 역시 22개월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수입금액지수 오름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23.7%),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26.3%), 운송장비(53.0%) 등이 증가해 전년동월대비 13.4% 상승했다. 이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폭염 등으로 에너지 수입이 급증했고 반도체·승용차 수입 증가세가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출물량지수도 석탄및석유제품(39.6%), 운송장비(29.7%) 등을 중심으로 5.1% 올랐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100.99)도 수출물량지수가 상승(5.1%)했으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의 하락으로 전년동월대비 5.7% 내렸다. 이 역시 7개월 연속 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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