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치솟아 의류 OEM업계 '반사 이익'
환율 치솟아 의류 OEM업계 '반사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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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거래 브랜드 상품 단가 오르고 동남아시아 생산 기지 가동 재개도 호재
한세실업 베트남 법인에서 현지 직원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사진=한세실업)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 반사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주로 미국·유럽 업체들과 달러로 거래하는 국내 의류 OEM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은 △영원무역 △한세실업 △신성통상 △화승엔터프라이즈 등이다. 13년6개월만에 1400원대를 넘어선 원·달러 환율에 환차익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영원무역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456억원, 20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5%, 98.3% 늘어난 수치다. 영원무역은 룰루레몬·노스페이스 등 기능성 의류와 아웃도어 브랜드가 주요 거래처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의 주요 거래처는 브랜드 로열티가 우수한 편이고, 경기 민감도는 낮은 편이기 때문에, 영원무역 역시 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영원무역에게 우호적인 영업환경"이라고 짚었다.

한세실업은 올해 2분기 매출액 6107억원, 영업이익 5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81%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은 단가 높은 브랜드 수주 증가 덕분이다. 환율 상승 역시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상승해 수주 금액의 원화 환산 효과로 이어졌다.

한세실업은 세계 9개국에서 20개 법인 및 7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갭(GAP), 에이치앤드앰(H&M), 에어로포스테일(AEROPOSTALE), 핑크(PINK) 등 글로벌 브랜드와 거래하는 한세실업의 지난해 수주 물량은 약 4억장에 달한다. 

한세실업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타겟의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생산하고 있다. 2014년에는 자회사 칼라앤터치를 설립해 원단 사업을 시작했다. 

신성통상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출액 1조4658억원, 영업이익 13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1%, 영업이익은 88.2% 늘었다.

신성통상은 내수와 OEM 수출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신성통상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환차익 영향이 직접적이다. 일정 수준 공급량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이익이 급등한 것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은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9%, 117.5% 증가한 4524억원 261억원을 기록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 역시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의류 OEM 업체들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의류 OEM 업체들은 동남아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브랜드에 납품한다. 이 때문에 미국과 서구권 소비 시장 동향과 의류 재고 상황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 서구권의 의류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고 재고를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동남아시아 생산 공장도 방역 완화에 재개되면서 수율이 개선되는 상황이다. 의류 OEM 업체들의 실적호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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