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숨고르기···환율 하루새 9.8원↓·1421.5원 마감
'킹달러' 숨고르기···환율 하루새 9.8원↓·1421.5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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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아시아 통화 반등 등 영향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27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내렸다. 전날 143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1420원대로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까지 급락했던 영국 파운드화가 낙폭을 되돌리고, 아시아 외환당국의 경계 심리로 아시아 통화들도 일제히 전날의 약세폭을 되돌렸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431.3원)보다 9.8원 내린 달러당 1421.5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3원 내린 1428.0원으로 개장한 뒤 장중 초반으로 1431.9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줄곧 내림세로 전환해 장 마감 직전까지 낙폭을 키웠다. 오후 장중 1420원대 후반에 머무르던 환율은 장 마감 직전 낙폭을 키우며 1420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 하락에는 글로벌 '킹달러' 숨고르기 장세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달러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기반한 유로화·파운드 약세에 급등했고, 국내에서도 과열된 롱심리와 국내증시 하락이 원화 약세 베팅에 힘을 보태면서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개장 전으로 114선을 돌파하는 등 지난 2002년 5월 이후 2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게 올라섰다.

그러다가 아시아장에서 파운드화가 급반등했고, 달러인덱스 역시 113선으로 내렸다. 대규모 감세안 여파에 간밤 파운드화는 1.03달러까지 내려 앉았는데, 이는 1985년 2월26일 기록한 1.05달러보다 낮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영국 당국이 수습에 나서면서 파운드화는 반등했다. 이날 영국 파운드화는 아시아장에서 1% 넘게 반등해 1.08달러대로 회복했다. 콰시 콰탱 영국 재무장관은 BOE와의 공동 성명을 통해 "국가채무를 통제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으며,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인플레이션을 2% 중기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금리 변경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달러 숨고르기 국면에 외환당국 경계 심리로 아시아 통화들도 일제히 반등했다. 인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시중 은행들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1년간 무이자로 런민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위험준비금 비율을 기존 0%에서 20%로 대폭 높인다고 밝혔다. 일본은행(BOJ)은 엔 하락 저지를 위해 지난 22일 약 30조원 규모의 달러를 매도하는 등 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전날 달러당 7.2위안까지 올랐던 역외 위안화도 7.15위안 수준까지 내렸으며, 엔화도 달러당 144엔대에서 전거래일보다 소폭 내려섰다.

하지만 이날 환율 움직임은 최근 급등세를 되돌리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여전히 방향성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킹달러 구도 속 위안화·엔화 등 아시아통화 전반적인 움직임이 함께 묶이는 경우가 커진 것 같다"면서 "외환당국들의 개입으로 과도한 약세가 어느 정도 되돌린 시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하지만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인 것은 아니다"라며 "세계 외환시장이 저지선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 국면에 놓여 있어 상승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급등세가 한 번 꺾이기는 했지만, 최근 단기적으로도 급등세가 매우 크게 나타났던 만큼 변동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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