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兆 빅딜···'ARM 인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손 잡나
100兆 빅딜···'ARM 인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손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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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독과점 규제로 인수 무산···단독 인수 어려워
퀄컴 컨소시엄 애플 반대···인텔, 엔비디아 사례와 유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 6월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유럽 최대 반도체연구소 IMEC(대학간 마이크로공학연구센터)를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 IMEC CEO(앞줄 왼쪽)와 연구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간 ARM 인수합병(M&A)에 대해 논의가 공식화 됨에 따라, 인수 방식도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엔디비아가 ARM 인수 당시 독과점 문제로 인수가 물거품이 되면서, 삼성전자 또한 독자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인텔 등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ARM 지분 인수 등의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2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다음달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ARM 관련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주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 귀국 길에서 "다음 달 손 회장이 서울에 올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모바일 AP 시장에서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약 90%에 달한다. 현재 손 회장이 지분 75%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약점으로 지적되는 설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합병(M&A) 논의가 본격화함에 따라, 그 규모와 인수방식 등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 단독으로 ARM을 인수하는 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올해 초 미국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려다, 인수 시 시장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당시 영국 CMA(경쟁시장청)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공정경쟁(독과점) 문제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ARM 기술이 대다수 반도체 기업에 쓰이는 만큼, 스위스처럼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인텔, 퀄컴, 삼성전자 등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도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반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한다고 하면, 반대는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인텔과 퀄컴, 국내 SK하이닉스 등에 손을 내밀 것이라고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 ARM 인수와 관련해 "기회가 된다면 다른 기업과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자금력이 확보되지 않아 단독 인수는 어렵다. 

퀄컴과 삼성전자가 손을 잡을 경우 스마트폰AP 합산 점유율이 40%대를 넘어서면서, 역시 독과점 걸림돌에 막힐 가능성이 높다. 특히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을 비롯해 스마트폰 AP 개발사인 대만 미디어텍 등이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PC CPU 중심의 인텔과 모바일 AP중심의 ARM 간 인수합병은 역시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지 못했던 독과점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인텔, 퀄컴 등 다수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면 독과점 이슈는 피해갈 수 있겠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 ARM 인수 효과가 미미해 이런 케이스는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

섬성전자의 지난 2분기 말 기준 현금 보유고는 125조3500억원으로, 이미 ARM을 인수하기에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는 ARM 인수가격은 50조~70조원, 많게는 100조원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 퀄컴, 하이닉스 등과 지분을 나눠 인수하는 방식이 어떤 이득이 있는지가 삼성전자가 ARM 인수에 적극 나설지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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