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물가상승에 추가 압력···필요시 안정화 조치"
이창용 "환율, 물가상승에 추가 압력···필요시 안정화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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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 5~6%대 당분간 지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물가상승에 추가 압력이 가해질 수 있는 만큼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절하게 시행하면서 통화 긴축 기조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가격이 오른 데다 최근 식품업계의 잇따른 가격인상 등으로 식료품 가격에 대한 상방 압력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7월중 6%대로 높아졌다가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축소되면서 8월중 5.7%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내년에도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흐름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주요국 금리인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럽 가스공급 차질, 중국경제 부진 지속 등으로 경기가 예상보다 세계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외환시장에 대해 "8월 중순 이후 미국·유럽의 통화 긴축 강도 강화 기대, 무역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면서도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로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것으로, 올해 원화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주요 통화 움직임과 과도하게 괴리돼 쏠림현상이 심화하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환율 상황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과거 위기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나 교역 비중 등을 고려한 실효환율의 절하 폭은 크지 않았고, 긴 시계에서 봐도 평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높은 대외 신인도가 유지되는 가운데 외화자금 조달 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서에서 최근 환율 상승을 외환위기(1997년), 미국 닷컴버블 붕괴(2001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코로나19 확산(2020년) 등 과거 환율 급등기와 비교했다.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긴축 강화,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대외요인에 주요 기인하는데, 우리나라 대내외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과거 두 차례 위기(외환·금융위기)와 다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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