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이라도 아끼자"···고물가에 '앱테크'가 뜬다
"한푼이라도 아끼자"···고물가에 '앱테크'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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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출석체크 하고 걸음수 달성···포인트 모아 현금화
금융사 '앱테크족' 겨냥 이벤트 활발···앱 충성고객 유치
신한금융 통합플랫폼 '신한플러스'에서 운영하는 앱테크 상품 (사진=신한플러스 화면 캡쳐)
신한금융 통합플랫폼 '신한플러스'에서 운영하는 앱테크 상품 (사진=신한플러스 화면 캡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직장인 정모씨(32)는 A금융사의 앱(애플리케이션)에 매일 접속해 출석체크를 한다. 한달간 매일 출석체크를 하면 1000원부터 3000원까지 랜덤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리워드(보상)'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퇴근 후에는 B·C금융사의 앱을 켜고 '만보기' 미션을 수행한다. 걸음수에 따라 포인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이용하면 건강 관리와 함께 쏠쏠하게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정씨는 이런 방식으로 매월 2만원 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한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앱에서 제시하는 미션을 수행해 포인트를 모으거나 무작위로 현금을 주는 당첨이벤트에 꼬박꼬박 참여하는 방식이다.

자산시장 호황기였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혼을 끌어모아 주식,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던 행태는 올해 들어 '티끌이라도 모으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주식, 가상자산 등 자산시장 부진에 투자로는 재미를 보기 힘든 상황이 된 데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영향이다.

각종 재테크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등에선 앱을 통해 생활비를 절감하거나 포인트를 모아 현금화하는 방법 등이 '꿀팁'처럼 공유되고 있다.

대표적인 앱테크는 출석체크, 만보기, 물마시기, 영수증 리뷰, 설문조사 등 각 앱에서 제공하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포인트를 모으는 것이다. 앱을 다운로드한 후 회원가입만 하면 쉽게 참여할 수 있고, 건강관리를 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포인트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앱테크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밀레니얼·Z)세대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6월 발간한 '2022 MZ세대 투자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재테크·투자법으로 △예·적금(64%) △주식(54%)에 이어 앱테크(53%)가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삼성금융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모니모'는 앱테크족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앱이다. 한 달간 출석체크를 하면 리워드 '젤리'를 제공하고 걸음수에 따라 젤리를 제공하는 '걷기 챌린지'도 진행한다. 젤리를 현금화해 삼성금융 계열사의 보험, 카드, 펀드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핀테크 강자 '토스'도 대표적인 앱테크 앱이다. 토스에서는 △이번주 미션 △만보기 △행운퀴즈 등 다양한 미션을 통해 토스페이머니를 적립해준다. 재미를 더한 다양한 미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MZ세대의 호응도가 높다.

네이버 '마이플레이스'에서 제공하는 영수증 리뷰 포인트 지급 이벤트와 신한금융 통합플랫폼 '신한플러스'에서 운영하는 만보걷기·물마시기 등도 자주 거론되는 앱테크 이벤트다. 다만, 네이버의 영수증 리뷰 이벤트는 다음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플러스 만보걷기·물마시기 서비스의 적립 포인트도 오는 25일부터 대폭 줄어든다. 한푼이 아쉬운 앱테크족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투자행태가 바뀌는 흐름을 반영해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들도 앱테크 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앱테크족 겨냥 상품을 통해 플랫폼 충성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복안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MZ세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히 포인트를 한푼 두푼 모을 수 있다는 점보단 어떤 방식으로 재미 요소를 더할지가 핵심"이라며 "앱테크족들은 앱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플랫폼 활성화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가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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