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연기' WCP, 고성장 vs 고평가 '팽팽'···공모 흥행할까
'상장 연기' WCP, 고성장 vs 고평가 '팽팽'···공모 흥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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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 성공···배터리 분리막 '2인자' 성장성 충분
부쩍 위축된 시장 상황에서 '공모가 거품' 논란 상존
최원근 더블유씨피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서울IR)
최원근 더블유씨피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서울IR)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거론되는 더블유씨피(WCP)가 관련 일정을 한 달 이상 연기한 끝에 이달 말 상장한다. 회사 측은 국내 2위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로 호실적을 시현한 데다 향후 성장성도 다분해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자신한다. 다만 IPO 시장이 여전히 위축된 상황에서 공모가가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CP는 이날까지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20~21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총 공모 주식 수는 900만주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 희망가 밴드(8만~10만) 상단을 기준으로 9000억원으로, 신주(81.56%) 발행을 통해 약 734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하반기 IPO 대어로 일찍이 주목받았던 WCP는 당초 지난달 중순 계획했던 상장 일정을 한 달 이상 연기했다. 상반기 실적을 증권신고서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WCP 관계자는 "호실적을 제시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WCP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7208억원~3조4009억원에 달한다. 이날 기준, 펄어비스에 이어 코스닥 시장 시총 순위 7위에 오를 수 있다.   

WCP는 최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등에 쓰이는 2차전지 분리막 개발 및 생산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이은 국내 2위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로 평가받는다.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2025년까지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최근 헝가리에 2차전지 분리막 생산공장 증설을 위해 약 7억 유로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해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WCP는 지난해까지 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상장)' 방식으로 상장했지만, 올 상반기 흑자 전환을 이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74억원,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9.9%, 26.8%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WCP가 생산 기술력과 생산 능력 확대를 기반으로 실적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WCP는 과거 IT향 논코팅 분리막 위주에서 최근 EV향 열안정성을 향상시킨 2세대 코팅 습식 분리막을 주력 생산하며, 시장·공급량·단가 모두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특히 개별 연신 공정을 통한 높은 수율과 세계 최대인 5.5 m 광폭 생산 기술을 통한 높은 생산성, 독자적인 코팅 기술 바탕의 원가 경쟁력 등 생산 기술력 기반 외형 및 수익 성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CP는 경쟁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천보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와 중국 창신신소재(Yunnan Energy New Material), 선전시니어테크놀로지머티리얼(Shenzhen Senior Technology Material) 등 8곳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뒤 EV/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방식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기업가치를 법인세와 이자, 감가상각비 등을 반영하기 전 영업이익과 비교한 수치로 주식 가치 산정에 주로 사용된다. WCP의 2022~2024년 추정 EBITDA는 42.69배다. 증권신고서 정정 전(46.78배)보다 낮아졌지만, SK아이이테크놀로지(38.02배)보다는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WCP가 경쟁사들과 비교해 희망 공모가가 비싸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있는 데다, 미국발 긴축 우려 등으로 부쩍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 고평가 논란이 상존할 것"이라며 "앞서 공모에 흥행한 기업들이 2차전지 관련주라 기대감은 어느 정도 나오지만, WCP의 경우 성패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어떻게 결정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PO 시장의 위축된 양상이 지속되자, 상장을 추진한 기업들이 잇달아 관련 일정을 미루고 있다. 의료기기 개발 업체 플라즈맵은 수요예측을 이달 20~21일에서 내달 5~6일로 연기했다. 바이오 기업 사페론과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분석 업체 핀텔, 로봇용 정밀 감속기 제조업체 에스비비테크는 증권신고서를 정정 제출하며 공모 일정을 미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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