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6년 만에 총파업 강행하는 금융노조, 파급력은
[초점] 6년 만에 총파업 강행하는 금융노조, 파급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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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6.1%↑, 주 36시간제 요구
개별 금융사 참여율 저조 전망
디지털화 등 불편 크지 않을듯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상임간부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상임간부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6년 만에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업무공백에 따른 파급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총파업에 동참하는 금융사 직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파급력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오는 16일 총파업에 나선다. 앞서 지난달 19일 금융노조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93.4%의 찬성률이 나온 데 따른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성과연봉제 등에 반발해 총파업을 벌인지 6년 만이다.

금융노조는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4.5일제) 근무 △점포폐쇄 중단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산업은행 본점 부산이전 계획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에는 주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지방은행, 금융공기업 등 10만명에 달하는 노조원이 가입돼 있다. 조합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만큼 총파업 실행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의 파급력이 클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직원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시중은행 직원들의 총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이유로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시중은행 직원들의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주요 시중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원이 넘는데 따른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인상 등을 명분으로 총파업을 강행하는 것 역시 부담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은행들의 1인당 평균 급여(반기보고서 기준)는 KB국민은행 5800만원, 신한은행 5400만원, 하나은행 6600만원, 우리은행 57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1억원이 모두 넘는다.

특히, 시중은행에서는 고금리, 이자장사 등의 문제가 큰 상황에서 총파업에 참여하는 데 따른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경우 영업점에서 고객과 직접 대면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총파업으로 고객불편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비슷한 이유로 지난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에도 은행원의 약 15% 정도만 참여한 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보통 파업을 앞두고는 은행 내부 게시판이 시끄럽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파업 관련 게시글이 전무한 상태"라며 "지난 2016년 총파업 때도 은행원들의 참여율이 높지 않았는데, 이번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예대금리차로 은행에 대한 비판이 커진터라 더더욱 (총파업 참여)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개별 금융회사의 이슈라면 은행원들이 당장 받는 불이익이 있을테니 관심이 높지만 산별노조(금융노조)의 이슈에는 생각보다 은행원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은행원들의 참여율이 높지 않으면 그만큼 업무공백이 없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사실상 총파업에 따른 파급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화로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된 것도 총파업 동력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총파업이 의미를 가지려면 국민 관심이 커야 하는데,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총파업에 따른 고객불편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9년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열었을 때도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영업점과 고객 혼란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금융노조와 개별 이슈가 있는 금융회사들은 총파업 참여 의지가 강하다. 대표적으로 본점 부산이전 이슈가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직원들의 총파업 참여 의지가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현재 400여명에 달하는 산업은행 직원들은 90여일째 본점 1층 로비에서 부산이전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데, 총파업 때도 관련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금융공기업들도 파업을 통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 금융공기업 노조 관계자는 "금융공기업들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단체행동을 하면서 상부상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를 총파업 주요 안건으로 내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별노조(금융노조) 총파업에서 개별 금융회사의 이슈를 중점 논의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금융노조 총파업의 핵심은 결국 임금을 인상해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개별 금융회사들의 이슈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받을 수 있다"며 "이슈가 있는 회사들 사이에서 개별 총파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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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힘내라 2022-09-12 08:58:55
- (2022.08.23.) 금융노동자 총파업결의대회 결의문 중 -

■. 우리는 이자장사, 원금감면 등 관치금융의 부활을 알리고, 공공기관 가짜 혁신안을 통해 호화청사 매각, 공공기관 파티 등으로 국민과 공공기관을 갈라치기 하며, 공공노동자들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는 현 정부의 잘못된 공공정책을 폐지하기 위해 총단결 총투쟁 총파업을 단행한다!

■. 우리는 국토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은행을 육성해야 할 마당에 효과도 없는 국책은행 지방이전을 고집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금융정책을 수정하기 위해 총단결 총투쟁 총파업을 단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