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비농업 고용 호조에 되레 하락···다우 1.07%↓
뉴욕증시, 비농업 고용 호조에 되레 하락···다우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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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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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가 8월 비농업 고용 지표 호조에 하락했다.

8월 고용 지표가 크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상태로 나타났고,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시킬 것으로 해석되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현지시간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37.98p(1.07%) 하락한 31,318.44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2.59p(1.07%) 하락한 3,924.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26p(1.31%) 내린 11,630.86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와 미 연준 금리 인상 전망에 주목했다.

3대 지수는 8월 비농업 고용지표를 확인한 직후에는 상승 출발했으나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장후반으로 가면서 주요 지수는 모두 1% 이상 하락 전환했다.

다우지수는 300p 이상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150p 이상 밀렸다. 나스닥지수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주간 단위로는 다우지수는 3%, S&P지수는 3.3% 정도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4.2% 내렸다.

투자자들은 8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미 연준의 긴축 사이클을 어떻게 바꿀지 다시 해석하는데 집중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1만5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의 예상치(31만8000명 증가)보다 소폭 낮으나 월가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다. 다만, 8월 고용은 전월치(52만6000명 증가)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더해 높아진 8월 실업률은 경기 우려를 자극하며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8월 실업률은 3.7%로 직전월 3.5%보다 올랐다. 8월 실업률은 올해 2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8월 고용 보고서에 대해서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라는 평가가 나왔다. 고용 호조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뒷받침해주는 요인으로, 최근 증시처럼 긴축 공포가 커진 상황에서는 되레 악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만, 8월 들어 실업률이 높아졌다는 점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명백한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최고시장전략가는 이날 데이터에 대해 '골디락스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통해 경기를 냉각시켜 인플레이션에 맞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장이 상당히 강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우 뜨겁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사글림베네 전략가 역시 "시장 관점에서 연준은 9월 회의에서 50~7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p) 인상을 논의할 전망"이라며 "시장은 연준이 75bp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지만, 이달 말 나올 인플레이션 수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고용 보고서가 앞으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스터와이즈 그로스 앤 인컴펀드의 래리 코디스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수치는 골디락스처럼 보인다"며 "크게 둔화되거나 너무 뜨거운 속도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장의 전반적인 포지셔닝과 합쳐보면 증시에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확실히 하향 조정된 수치"라며 "하지만 큰 그림을 봤을 때 그동안 잃어버렸던 일자리를 모두 회복했음에도 여전히 30개가 넘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물가 안정과 고용 안정이라는 두 가지 책무를 지는 미 연준으로서는 고용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 그만큼 인플레이션에 더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8월에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이날 금융시장에서 미 연준이 세 차례 연속 75bp 금리 인상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은 56.0%로전일 70%대보다 낮아졌다. 반면 연준이 9월에 0.50%p 인상할 가능성은 44.0%로 전일 20%대에서 높아졌다.

높아진 실업률에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한다는 전망이 불거졌음에도 주식시장을 끌어올릴 재료는 부족했다.

연준의 긴축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실업률은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주가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어드비저리의 마이클 아론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번 보고서는 금리인상 측면에서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나올 만큼 강하지 않고, 속도를 늦출 만큼 약하지도 않다"며 "나는 오늘 일자리 수치가 연준이 가던 길에 대해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종목별로 보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중국 수출 중단을 통보받은 엔비디아는 2% 이상 하락했다.

메타플랫폼스와 스냅은 3% 정도 하락했다. 테슬라는 2% 이상 빠졌다. 넷플릭스, 애플, 알파벳A는 각각 1%대 내렸다.

이와 달리 스포츠 의류업체 룰루레몬의 주가는 전일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 6%대 상승했다. 브로드컴도 월가 예상치를 웃돈 실적과 우호적인 매출 가이던스에 1% 이상 올랐다.

업종 지수는 에너지 관련 지수가 1%대 상승한 반면 이를 제외한 필수 소비재, 헬스, 부동산, 기술, 통신, 유틸리티 등의 지수는 1% 이상 내렸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09p(0.35%) 하락한 25.47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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