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디지털 금융플랫폼' 도약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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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사진=케이뱅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을 냈다. 순이익 457억원으로, 반기 사상 최대임과 동시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225억원)의 2배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8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케이뱅크의 호실적은 금리상승기 속에서 고객 수는 물론이고 여·수신 규모가 커진 결과다. 자연스럽게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이 늘면서 은행 수익성의 핵심인 이자이익은 상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인 172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성적표는 케이뱅크가 안정적인 수익성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얻으며 특히 주목받는 분위기다. 신용대출 중심이던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담보대출의 비중을 늘리며 균형을 잡은 데다 그동안 케이뱅크 덩치를 키운 큰 배경인 가상자산 열기가 식은 와중에 이뤄낸 성과인 만큼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런 호실적 배경에 서호성 행장의 마케팅과 실행력이 한몫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2월 취임한 서 행장은 다양한 금융사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모두 갖춘 '전략·마케팅 전문가'로 불린다.

그는 자산운용, 보험, 카드, 증권사 등 다양한 금융업에서 전략을 짠 경험이 있다. 1992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마케팅본부장,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WM사업본부장, 현대라이프생명보험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는데, 현대카드 재직 당시 '신용카드 대란'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카드를 턴어라운드시키며 흑자전환까지 이뤄냈다.

케이뱅크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후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주력했다. 최근 케이뱅크의 신상품 출시 속도는 금융권 내에서도 빠른 편이다.

지난해 8월 비대면 전세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과 12월엔 각각 금리보장서비스, 챌린지박스를 내놨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금리보장서비스의 경우 이용자가 가입한 예금 상품의 금리가 가입 후 14일 이내에 인상될 때, 인상된 금리를 예금의 가입일부터 적용해주는 서비스다.

올해 5월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장님대출을 출시, 기업대출 시장에 발을 들였으며, 지난 6월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기분통장을 선보였다. 매일 그날 기분에 따라 '감정+이모지+메시지+저금금액'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기분통장은 어렵고 딱딱한 금융상품 이미지를 벗어나 감성적인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내부에서는 빠른 판단과 강한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취임 당시 임직원들 간 소통과 즐거움을 강조한 서 행장은 수평적 문화 속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발 빠르게 의논하는 것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을 위해 케이뱅크 임직원들은 서로 직책이나 직급없이 'ㅇㅇ님'으로 부르는데, 서 행장 역시 '호성님'으로 불린다. 보수적 문화가 강하기로 소문난 은행권에서 서 행장 스타일의 조직쇄신은 케이뱅크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출범 후 4년간 적자를 보이던 케이뱅크는 서 행장이 취임한 해인 지난해 흑자 전환했을 뿐만 아니라 점차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PO(기업공개)에도 닻을 올린 상태다.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지난 6월3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9월 중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승인 후 곧장 공모 절차를 밟는다면 연내 유가증권시장 입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급격히 침체된 IPO 시장 상황과 분위기를 고려할 때 연내 상장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IPO 대어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서 행장의 최대 과제는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것과 케이뱅크만의 차별점을 구축, 성장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다.

지난해 초,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서 행장을 케이뱅크 3대 은행장으로 선임하면서 내렸던 평은 "투자 유치 및 M&A 능력에 글로벌 감각까지 갖춰 케이뱅크의 다음 선장의 적임자"다. 업계 안팎의 기대처럼 서 행장이 케이뱅크를 은행권 '메기'를 넘어 가장 경쟁력 있는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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