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국내 이어 해외사업도 '쑥쑥'···현대·포스코만 주춤
10대 건설사, 국내 이어 해외사업도 '쑥쑥'···현대·포스코만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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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플랜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사업 수주를 확대하며 호황을 누린 가운데 해외건설에서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국내 정비사업에서 '7조 클럽' 달성 등 최대 규모 수주고를 올린 현대건설은 해외사업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 계약 실적은 349건, 182억965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2억3235만달러) 대비 13% 증가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들의 수주 계약 현황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은 수주액을 올린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9월 현재까지 총 5건, 49억9922만달러를 수주했다. 수주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8건)보다 줄었지만 수주액(32억0983만달러)은 55.75% 늘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전년 대비(5건, 16억676만달러) 소폭 증가한 8건, 16억3424만달러를 기록하며 10대 건설사 가운데 해외사업 수주액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수주 실적이 1억1471만달러에 불과했던 롯데건설은 올해 6건, 14억2331만달러를 수주해 1140% 성장했다. 지난해 수주 계약이 0건이었던 SK에코플랜트도 올해 1건, 3억9924만달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사업에서 2건, 10억0181만달러를 수주했다. 건수는 동일했으나 수주액은 전년 5억2765만달러보다 89.86% 늘었다. GS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5건·5억0155만달러, 1건·7505만달러를 수주해 전년 대비 수주액은 171.74%, 79.25% 증가했다.

반면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뚜렷한 실적을 나타낸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의 경우 해외 수주 실적은 40% 가량 하락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 주택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에서 사상 처음 '7조 클럽'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해외사업에서는 전년(18억1931만달러) 대비 41.8% 하락한 10억5797만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수주건수도 전년 7건이었으나 올해 2건 뿐이다. 

포스코건설도 올해 1억9829만달러를 수주해 수주액이 전년보다 38.2% 줄었다. 다만 수주건수는 지난해 1건에서 올해 2건으로 확대됐다. 한편 지난해 1건, 3000만달러를 수주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단 한 건의 수주도 없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 수주는 플랜트 쪽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발주 자체가 많이 없고 미뤄진 프로젝트들이 많았기 때문에 수주고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 이는 다른 건설사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면서 "일부 기업에서 저가 수주로 적자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수익적인 측면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통해 수주에 나섰고 수주잔고도 전년 말 대비 15.2% 증가했고 약 4.6년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만큼 해외건설이 부진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가 상승 기조로 자금 여력이 나아진 중동 지역에서 신규 발주가 예상되고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원화 약세로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중국·터키 등 가격이 더 낮은 국가들과의 수주 경쟁이 계속 치열해지고 있어 지난 2010년대 초반 같은 해외건설 호황까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정부도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를 위한 환경 조성, 정책금융기관의 자금 지원 확대 등을 통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건설 분야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고유가·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등 기회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정부간 글로벌 협력 체제 구축을 통해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를 위한 수주 환경도 조성해나가고, 저 역시 대통령으로서 외교를 통해 직접 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건설 재도약을 위해 수주지역의 다변화뿐 아니라 건설공사를 매개로 교통망·5G 등을 전부 패키지화해서 수출하는 새로운 전략적 시도가 필요하다"며 정책금융기관의 자금 지원을 통한 대책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사업의 경우 장기간, 대형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정부의 지원도 장기적으로 계속되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일파워'가 다소 줄어들면서 올해 중동 지역 수주가 줄었고 아시아 지역으로 쏠린 상황"이라며 "정부 등에서 해외 건설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장기적인 측면에서 시장 환경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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