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만 12조' HMM 매각 속도 내나?···'적기 놓칠라' 걱정
'현금만 12조' HMM 매각 속도 내나?···'적기 놓칠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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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민영화 여건 조성···국내 기업에 매각"
공공부문 지분 46%···인수비용만 최소 9조
인수 후보군에 포스코·현대차·SM그룹 거론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예고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호황기를 누렸던 HMM이 하반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사태 등의 여파로 컨테이너운임지수가 하락하는 등 난항이 예상되면서 매각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현금만 12조에 달하는 HMM을 사들일 새 주인은 물론,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최근 발표한 HMM 민영화 추진 계획에 따라 경영권을 민간에 중장기적으로 넘기기 위한 여건 조성에 나선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민간이 경영권을 쥐고 자유롭게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더 이상 공공기관들이 대주주로 남아 있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이달 10일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HMM이 흑자가 계속 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HMM을 계속 가져갈 수 없다"며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HMM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조9천3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앞서 HMM은 1분기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들 가운데 삼성전자에 이어 영업이익 상위 2위를 기록한바 있다. 지난 10년 가까이 불황을 겪었던 때와 비교하면 완전한 정상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이어져 왔다.

조 장관은 "현재 유동성도 많이 풀려 있는 상태고 한진해운 파산 사태나 글로벌 공급망 대란을 겪으면서 화주나 국민들 사이에서 해운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그렇다면 한 번 인수해보겠다는 회사가 나오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다만 민간으로의 경영권 이전을 위한 여건 조성, 그리고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과정 등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지분율 기준 20.69%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한국해양진흥공사 19.96%, 신용보증기금 5.02% 등 공공부문이 보유한 HMM 지분은 대략 46%에 달한다. 특히 산은과 해진공 등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그 비율은 75%를 넘어서게 된다.

이에 조 장관은 "중장기적 차원에서 단계적 지분 매각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자본시장 상황·해운 시황·시장 충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추진해가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민간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33~34% 주식을 매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주가 기준으로 최소 약 9조원의 인수금액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처럼 막대한 인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HMM의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곳들은 주로 대기업들이다.  

특히 정부가 "국제 해운사로 키운 회사를 외국 자본이나 사모펀드에 매각할 수는 없다"며 국내 기업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함에 따라 인수 후보군들은 포스코,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포스코그룹은 뛰어난 자금력이 부각되는 한편 물류 부문에 대한 육성 의지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를 위주로 해운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자금 동원력 역시 국내 기업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 이외 이미 HMM 지분을 5.52%를 확보하며 3대주주에 올라 있는 SM그룹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향후 해운 산업 불확실성을 고려해 HMM 인수가 빠른 시일 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HMM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호황기에 접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항만 적체에 따른 글로벌 해운 운임이 급등한 덕분이지만 이같은 업황 호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긴 어렵다.

실제로 해상 컨테이너 운임 종합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 5100p(포인트)를 찍은 후 연일 하락하면서 이달 26일 3154.26까지 내렸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공급망이 정상화됐고 여기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긴축 재정에 따른 인플레이션 사태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지난달 발간한 '컨테이너선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주 체선 완화, 중국 대규모 봉쇄,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등 영향으로 선박의 실질 공급 증가와 물동량 감소가 동시에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의 호황은 코로나 사태 등 이례적인 시장 상황에 맞물리면서 누릴 수 있었던 것"이라며 "여기다 공공기관이 끼여있는 만큼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어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HMM의 주력사업인 컨테이너 업황은 올해가 정점일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불확실성 요소가 많은 만큼 최대한 매각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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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2022-08-31 17:58:51
왜 그냥 쭈욱 데리고 살지 ... 이게 진정 기업을 살리고자 지원해준건가? 사리사욕에만 눈이 멀어서 ...

드라이브홍 2022-08-31 17:28:13
이정도면 막가자는거지.
해운진흥공사는 해체해야 한다 쓸데없이 매각못하게 발목만잡아

이경 2022-08-31 14:31:42
전환사채 상환이 우선일듯합니다 46프로만으로도 큰수익이 날것이 자명한데 배임이나 뭐내 따위로 시장을 교란시키는것은 민영화 안시키겠다는거밖에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김준 2022-08-31 13:18:35
제대로 매각 못하면 책임을 면치못할텐데..

호양회 2022-08-31 12:24:29
호양회가 뭔가요?
취재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