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네이버·카카오, '금융상품 백화점'으로 도약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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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핀테크업계 CEO 간담회···해외 진출 적극 지원
핀테크 지원센터와 공조해 '원스톱 인큐베이팅 서비스
"플랫폼 알고리듬, 소비자 이익 우선하도록 지속 검증"
"수수료율, 시장 자율적 결정 사안···직접 개입의사 없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빅테크·핀테크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빅테크·핀테크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이 종합 금융상품 백화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예금과 보험, P2P 등 다양한 금융회사 상품들을 비교·추천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유예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빅테크·핀테크 업계 간담회'에 서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선 디지털금융 혁신 지원 방향을 설명하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지속가능한 디지털금융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이근주 한국핀테크 산업협회 회장과 변영한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 등 유관기관과 빅테크(3곳)·핀테크(6곳) 대표가 참석했다. 

이 원장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금융·비금융 경계가 모호해지고, 플랫폼 비즈니스가 확대되는 등 금융산업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며 "빅테크는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업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산업 저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新)기술을 통해 창업하는 핀테크 기업이 2017년 288개에서 지난해 553개로 2배 가까이 늘었고,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금액도 2017년 3709억원에서 2020년 1조9843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이 원장은 "빅테크·핀테크가 금융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며, 금융시장의 성장과 경쟁 촉진을 견인하고 있다"며 "비(非)금융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이력이 부족한 자영업자가 여신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기존 금융회사가 포용하지 못했던 계층에 대해 금융접근성을 제고시키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산업 내 빅테크·핀테크의 영향력 확대, 타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금융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책임 있는 금융혁신'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업계의 혁신 노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금감원이 다각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예금, 보험, P2P 등 다양한 금융회사의 상품들을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플랫폼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종합 금융상품 백화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중심지지원센터를 통해 해외 IR을 개최해 국내 유망 핀테크사가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투자 유치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외 핀테크산업 관계자를 국내에 초청, 국내 핀테크사의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 

이 원장은 "금감원 핀테크 현장자문단은 핀테크지원센터와 공조를 통해 '원스톱 인큐베이팅'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금융규제에 대한 자문 뿐만 아니라, 핀테크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는 노하우도 전수하는 등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종합 컨설팅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핀테크 현장자문단은 20년 이상 감독·검사 경력이 있는 11명의 직원으로 구성됐으며, 2017년 5월 발족 이후 일반자문 235회, 샌드박스 컨설팅 67회 등 총 337회 자문을 실시했다.

이 원장은 빅테크·핀테크 업계의 '책임 있는 금융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당부도 했다. 우선, 금융상품 추천의 핵심인 알고리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에는 국민 대다수가 여러분이 설계한 알고리듬에 기대어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면서 "알고리듬이 플랫폼의 이익이 아니라 소비자 이익을 최우선시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검증하는 등 만전을 기해 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플랫폼에 고객 정보가 집중되는 만큼 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단 한 번의 정보 유출 사고로도 국민의 신뢰가 멀어질 것이며 다시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보 주체인 소비자가 원치 않은 경우 플랫폼의 앱 화면에서 정보 동의 철회권도 쉽게 행사할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금융플랫폼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줄 것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플랫폼 수수료는 사회 다방면에서 문제 제기가 있어, 금감원이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해 공시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수수료는 시장 참여자가 자율적으로 결정될 사안으로 감독 당국은 이에 직접 개입할 의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고령층 등에서 디지털 소외,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포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여러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뛰어난 기술이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지털 문해력을 높이는 곳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면서 "금융당국도 
시니어앱(App) 구성 지침을 마련하는 등 고령 금융소비자의 디지털금융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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