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에서 최태원으로···SK, 50년 이은 ESG경영 '꽃 피웠다'
최종현에서 최태원으로···SK, 50년 이은 ESG경영 '꽃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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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1월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신입사원 연수교육 과정에 참석, SKMS를 주제로 특강을 펼치고 있다.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1982년 1월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신입사원 연수교육 과정에 참석, SKMS를 주제로 특강을 펼치고 있다.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므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서거 24주기를 맞아 선대회장에서 최태원 SK 회장으로 이어지는 SK의 50년 ESG 경영이 재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은 ESG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원으로 삼고 경영체질의 전반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등 가장 분주히 움직이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테크기업과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는 등 넷제로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SK는 2020년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조직한 뒤 그룹 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플러그파워 등 수소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전통적 에너지 기업들도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신재생에너지기업으로 변신중이다. SK건설은 23년만에 사명을 '에코플랜트'로 바꾸며 친환경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SK의 ESG 경영 성장 동력은 최종현 선대회장에서 시작됐다.

선대회장은 일찌감치 숲과 인재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선대회장은 자원이 부족한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양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의 조림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장학사업에 사용했다. 

경영이 어려워지더라도 나무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장학금에 사용, 지속가능한 장학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선대회장은 나무를 키워 현금화하는데까진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 우선 사재 5540만원을 출연해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이런 노력으로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 민둥산은 4500ha에 걸쳐 400만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울창한 숲으로 변했다. 선대회장이 조성한 숲은 서울 남산의 40배 크기다. 

재단은 이를 기반으로 '세계 수준의 학자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매년 유학생을 선발해 해외로 보냈고,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해 공부에만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학위를 취득하더라도 SK에 근무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은 전혀 달지 않았다. 

고등교육재단 장학사업은 1997년 IMF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 경제 위기에서도 계속돼 현재까지 장학생 4000여명과 820여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1973년부터 시작된 '장학퀴즈'의 단독 광고주도 50년 가량 계속되고 있다.

선대회장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경영자이기도 하다. 기업이 대형화·세계화되고 사회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SK의 경영철학과 목표, 경영방법론을 통일되게 정의하고 업무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1979년 SK경영관리시스템(SKMS, SK Management System)을 정립했다.

SKMS는 경영환경과 사회적 요구에 맞춰 2020년 2월까지 14차례 개정을 거쳤고, 최 회장은 기업 경영 목표에 이해관계자와 구성원 행복,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반영시키면서 사회와 공생하는 기업으로 지배구조를 변화시켜 갔다.

최근에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의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를 평가·보상하고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거나 중장기 성장전략을 검토하는 실질적 권한을 부여했다. 또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등 내용과 형식면에서 외부인사가 중심이 된 이사회 경영을 펼치고 있다.

SK관계자는 "선대회장은 기업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신념으로 산림과 인재를 육성해 사회와 국가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ESG 경영을 더욱 고도화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더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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