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하반기 실적 '비상등'···수익성 방어 '총력'
철강업계, 하반기 실적 '비상등'···수익성 방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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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열연 등 원자재가↓···전방산업 수요 둔화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 하던 철강사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하반기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각 사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톤(t)당 102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불과 3개월 전인 5월(138만원) 대비 약 26.1% 급락한 수치로, 6월 126만원, 7월 122만원 등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가공해서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해 누르고 늘여서 얇게 만든 것이다. 주로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자재, 강관 등에 쓰이는 등 기초 철강재 역할을 한다.

기초 건설자재로 사용되는 철근(봉강)과 H형강 가격도 마찬가지다. 철근(SD400, 10mm 기준) 가격은 t당 이달 92만5000원을 기록했다. 3개월 만(5월 111만원)에 16.7%가 떨어지면서 100만원대 선이 무너진 것이다. H형강 유통가격도 5월 t당 140만원에서 연속 가격이 내리면서 이달에는 123만원으로 12.1% 하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억눌렸던 철강 수요가 크게 올랐지만 올해 들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산업계를 덮치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열연강판 등 제품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데 반해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상승한 1260원을 기록했다. 북중국(CFR) 철광석 가격은 올해 4월 t당 160.2달러(약 21만182원) 수준에서 이달 23일 기준 t당 100.65달러(약 13만4418원)로 내렸다. 때문에 자동차 및 조선업계와의 강판 및 후판 협상에서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현대제철을 비롯한 다수의 철강사들의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후판가격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미리 언급키도 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전방 산업 수요가 감소하면서 철강제품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철강업계의 실적이 올해 3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매출액 전망은 22조51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영업이익은 1조6482억 원으로 47.1%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33.4%, 48.4% 감소한 5502억 원, 15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사들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먼저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말 최정우 회장 주재로 그룹 사장단과 전체 임원이 참석시킨 후 앞으로 그룹경영회의를 매 분기 개최해 그룹 경영실적과 전망, 위기 대응책 등을 함께 논의하고 경영전략팀을 중심으로 '전사통합 위기대응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핵심사업인 철강의 경우 비상 판매 체제 운영을 통해 '밀마진'(철강 판매 가격에서 원료비를 제외한 부분) 하락 방어 등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안전·환경 분야를 제외한 모든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현대제철도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 및 제조부문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에 매진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최근 브라질 CSP제철소 보유지분(30%) 전량을 8416억원(6억4620만 달러)에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 대응 차원에서 CSP 매각을 결정했다"며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해 기업 신용도가 높아질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철강 제품 수요가 줄면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환율은 오르는 등 하반기 직격탄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 및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해 현금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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