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한은 금통위, '베이비스텝' 유력···연말 상단 2.75% 전망
'D-1' 한은 금통위, '베이비스텝' 유력···연말 상단 2.75%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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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채권 전문가들, 8월 금통위 0.25%p 인상 전망
"긴축 유지, 빅스텝은 부담"···사상 첫 4회 연속 인상
연간 성장률 2%중반 낮추고, 물가 5%초반 올릴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오는 2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는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역사상 첫 네 차례 연속 인상이라는 신기록을 쓰게 된다.

전문가들은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4분기에 접어들수록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말 최종 기준금리는 2.75%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2% 중반, 물가전망은 5% 초반으로 전망했다.

◇ 이달 0.25%p 금리인상 '유력'···"현 기조 유지"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경제·채권 전문가들은 8월 금통위에서 0.25%p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금통위는 역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했고, 이달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지난 4월부터 5월, 7월, 8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7월 이미 2개월 연속 6%(전년동월대비)를 웃돌았고, 이는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연간 누계로도 1년 전보다 4.9% 상승했다. 연말까지 상승률이 전월과 같거나 내려가지 않는다면 연간 물가상승률은 5%를 상회하게 된다. 물가상승률이 5%를 넘는 것 역시 과거 외환위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다.

김성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물가는 높고 경제는 아직 준수하다"며 "긴축 강도를 낮추거나 높일 이유가 없어 보이는 만큼, 금통위는 모두가 예상하는대로 0.25%p의 금리인상 만장일치로 예상한다. 꾸준한 금리인상 기조가 재차 강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회 연속 빅스텝 관측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기에서 이미 6회에 달한 금리인상 횟수는 통화당국의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3분기 이후 (물가) 정점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경제주체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낮춘다. 0.25%p의 금리인상은 이창용 총재가 제시한 포워드 가이던스"라고 말했다.

사실상 0.25%p 금리인상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시장에 미칠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금리인상은 지난 7월 금통위에서 제시했던 가이던스에 부합하는 결과로, 결정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 "물가도 다행히 시장과 한국은행의 예상 경로에 부합했기 때문에 빅스텝 인상 필요성도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b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 연말 금리상단, 3.00%보단 2.75%에 더욱 무게

연말까지 최종 기준금리 상단은 2.75%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0.25%p 금리인상은 지난달 빅스텝을 단행한 것보다 긴축의 강도는 약해지는 것이나, 금통위는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가면서 오는 10월까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2.25% 수준은 중립금리 범위의 하단 수준에 위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1~2회 추가 인상은 긴축적인 수준이 아니라고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달에 이어 10월까지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지는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오는 10월 이후에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는지다. 금리인상을 단행할수록 물가는 잡히겠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화정책방향문에서도 금통위는 '경기 하방 위험이 큰 것이 사실이나 아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의 문구를 추가했다. 이는 금통위가 상반기 '물가 안정'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경기하방압력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말 최종 금리상단에 대해 3.00%로 내다보는 시각도 일부 반영돼 있지만, 2.75% 전망이 좀 더 우세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경기 및 반도체 업황 둔화로 국내 하반기 경기 여건을 안심할 수 없다"면서 "특히 3분기는 반도체 중심 수출경기 둔화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2분기 양호한 내수경기에도 성장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금통위원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고, 2.75% 이후로는 금리인상 기조가 한층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수출 악화에 高물가···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

이와 함께 한은은 지난 5월에 발표했던 경제성장률(2.7%), 물가상승률(4.5%) 전망치를 조정하는 수정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시장에서는 향후 물가와 성장의 균형을 찾기 위한 금통위의 고민이 깊어지는 만큼, 한은이 경제전망치를 어느 수준까지 제시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수정 전망치는 곧 한은의 향후 정책 기조와도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성장률은 2%대 초중반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8월 최근경제동향에서 내수가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높은 물가 상승세 지속 및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추는 등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를 한층 높였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우리 경제의 수출 증가세 약화, 제조업 재고 증가, 소비심리 하락폭 확대 등으로 볼 때 5월에 제시한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낙관적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하던 한국 국내총생산(GDP)갭이 3분기부터 하락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물가 판단이 7월 금통위때보다 악화되지 않으면 연말부터 추가 금리인상은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전망도 5%대 초중반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올해 물가상승률을 5% 안팎으로 예상했으며, 한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전체 물가의 22%를 차지하는 관리물가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원화 약세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오름세도 크다. 다만 국제유가 등 글로벌 원자재가격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은 물가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유가가 6월 고점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아직 공급측면에서의 상승압력이 크게 완화되지 않았고, 전기요금을 비롯해 3분기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에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로 금통위의 선제적 금리인상 효과도 약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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