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연준 긴축 의지에 1350원도 뚫리나···잭슨홀 미팅 주목
[주간환율전망] 美연준 긴축 의지에 1350원도 뚫리나···잭슨홀 미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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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원·달러 환율, 13년4개월 만에 1330원 돌파
인플레 둔화 기대에도 연준 "긴축 완화 기대 말라"
유로·파운드·위안화 등 非달러 통화 일제히 약세
잭슨홀 언급도 '매파' 전망···달러 초강세 지속될 듯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22~26일)은 글로벌 강(强)달러 기조 속 1350원선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등 경기 침체 우려에도 연준이 강력한 긴축 기조를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유로화·파운드화·위안화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오는 26일 예정된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피봇(정책 전환)'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글로벌 달러 초강세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1325.9원)보다 11.9원 높은 달러당 1337.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6원 올라선 1335.5원으로 개장해 오름폭을 확대 중이다. 환율이 장중 13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9년 4월29일(1357.5원) 이후 13년4개월 만이다.

지난주 공개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경기 둔화에도 당분간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평가가 제시된 것은 물론, 연준 고위 인사들이 공격적인 매파 발언을 이어가면서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확대됐다. 동시에 유로화는 물가 쇼크 및 천연가스발(發) 에너지 리스크 확대에 급락했고, 위안화도 대도시 봉쇄에 따른 중국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이번 주 외환시장도 글로벌 강달러 국면을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시장에서 '물가 정점론'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과 달리, 연준의 긴축 의지는 확고하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나치게 낙관하는 시장을 향해 "연준이 급격히 금리를 올렸다 내년 공격적으로 낮추는 경로를 밟을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연말 미국 기준금리 전망을 3.75~4%로 제시하는 등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강력한 근거를 찾을 때까지 인상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의 강력한 긴축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비(非)달러 통화들의 약세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강달러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파운드화의 급락은 미국과의 통화긴축 속도에 따른 차이도 있으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다. 이는 유로지역 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로존의 경우 지난달 물가와 에너지·음식료의 기여율이 각각 43%, 25%로 나타나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긴축과 러시아발 공급 축소에 따른 겨울철 에너지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위안화도 중국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경제지표 쇼크로 인민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 지속, 일부 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전력 부족 및 조업 중단 등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부동산 관련 신용 우려도 지속적으로 발생해 위안화 강세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이번 주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켄자스시티 연은의 연례 행사인 잭슨홀 회의에서 발언대에 오른다. 이때 파월 의장이 피봇 시그널을 시장에 던질 경우 초강세를 보이는 달러 흐름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파월이 경기 침체 위기에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내 요인도 큰 변수로 작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월말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 및 유가 하락에 따른 한국 무역수지 적자폭 축소 가능성 등은 향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주요국 수요 둔화→우리나라의 수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며, 유의미한 기조 전환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의 완화적인 기조도 당국 경계 심리를 낮췄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환율 상승과 관련해 "다른 통화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원화 약세폭은 엔화와 유로화 등 여타 통화에 비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유로화 약세에 기반한 달러 초강세 현상을 반전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 부재하다. 유로존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악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물가 쇼크와 더불어 제조업지수의 충격 가능성까지도 커지고 있다. 독일 펀더멘털 약화가 확인될 경우 유로화 가치는 추가 하락압력으로 이어져 달러와 '패리티(등가)'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강세 흐름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오는 26일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다. 파월 의장이 '파월 피봇' 시그널을 재차 시장에 던져준다면 달러화 강세는 한풀 꺾일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피봇 관련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달러 초강세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달러당 1350원선 위협도 가시권에 진입했다. 달러화 강세와 더불어 위안화 역시 펀더멘탈 약화로 약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90~1335원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재차 연준의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됐다. 불러드 연은 총재 역시 미국 금리 전망을 3.75%에서 4%로 제시하는 등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강한 증거를 볼 때까지 금리인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준의 총자산 규모는 36.5%다. 지난달 연준의 총자산 비율은 전년 대비 감소해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한 데 반해, 아직 ECB·일본은행(BOJ)의 총자산 비율은 전년대비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시그널은 부재하다. 경제 규모와 비교한 긴축의 속도도 미국이 가장 빠른 것으로 해석된다.

유로존의 경우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과 비교해 약하다. 공급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이 절반 이상인 상황에서 ECB의 긴축을 감내해야 할 유로존은 4분기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중 발표된 유로존 6월 무역수지도 수입(전년동월대비 44%)이 수출(20%)을 크게 상회하며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에도 여전히 취약한 유로존의 상황은 글로벌 달러 강세를 더욱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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