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내달 1일부터 한국도 스마트폰 1대로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듀얼 심'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USIM(유심) 외에 추가로 eSIM(이심)을 쓸 수 있다.
eSIM(embedded SIM)은 기존 USIM 칩과 동일한 역할을 하지만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사용자가 통신사의 프로파일(통신사 네트워크 접속 정보)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가입자 식별모듈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9월 1일부터 스마트폰에서 eSIM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eSIM의 경우 기존 USIM과 가입자의 정보와 통화기록, 연락처, 문자메시지 등을 저장할 수 있는 가입자 식별 모듈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경우 USIM은 물리적으로 교체가 필요하지만, eSIM은 MMS나 이메일을 통해 통신사로부터 전달받은 QR코드를 스캔해 프로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후 사용할 있다.
현재 eSIM의 경우 해외에서는 미국, 일본 등 전세계 69개국(GSMA 기준)에서 사용 중이다. 미국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가장 먼저 eSIM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9월 1일부터 eSIM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적용 단말기가 제한적이라 자기가 쓰고 있는 단말이 적용이 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eSIM 기능이 내장된 '아이폰XS'부터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이번에 출시되는 '갤럭시 Z 플립4·폴드4'부터 가능하다. 아울러 알뜰폰(MVNO)에서도 9월 1일부터 eSIM을 이용할 수 있지만,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스스로 개통하는 셀프개통은 전산 개발 등 알뜰폰 사업자들의 준비가 필요하므로, 실제 사용 시점은 사업자별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SIM은 USIM에 비해 구매 비용(7700~8800원)에 비해 저렴한 2750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이 비용은 외주 업체가 eSIM의 프로파일을 내려받는 서버를 운영하는 구조이므로, 다운로드 시 발생하는 비용이다. 다만 저렴한 대신 eSIM에 저장된 프로파일은 스마트폰을 초기화하거나 옵션 메뉴에서 임의로 삭제할 수 있다. 이용자는 eSIM 프로파일 삭제에 유의해야 하며, 실수로 삭제 시 프로파일을 재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eSIM 프로파일 재다운로드는 제한 없이 가능하다. 다만 재다운로드 시 과금 여부는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SIM으로는 현재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5G·LTE 등 모든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eSIM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USIM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어,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2개의 번호를 이용하는 듀얼심 모드가 가능하다. eSIM과 USIM으로는 각각 다른 통신사나 알뜰폰의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명의자가 다를 경우에는 사용이 불가하다.
듀얼심의 장점은 한 고객의 명의로 2개의 전화번호가 발급되므로, 스마트폰을 용도에 맞게 업무용과 개인용도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를 자유롭게 조합해 통신료를 절약할 수도 있다. 또한 특정 사업자의 망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통신망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듀얼심을 사용할 경우 공시지원금은 USIM 또는 eSIM 하나의 번호로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제공되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선택약정 할인의 경우 요금제 가입 시 제공되는 혜택이므로, 두 개의 번호 모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공시지원금-공시지원금 '불가' △공시지원금-선택약정 '가능' △선택약정-선택약정이 '가능'하다. 아울러 eSIM도 USIM과 마찬가지로 유-무선, 무-무선 결합할인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듀얼심을 사용 시 카카오톡 등 번호기반 메시지 서비스의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는 2개의 메신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폰의 경우에는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메신저 앱은 하나만 설치가 가능하다. 하나의 아이폰에서 2개의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