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후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국회에 발의된 이른바 '삼성생명법'이 통과 될 경우, 향후 지배구조 개선에 있어 삼성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찬희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준법위도 지금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올 초 준법위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경영 실현'을 3대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이 부회장(17.97%)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보유 중이며 이 지분을 통해 삼성생명,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특히 이 부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 사후 지분 상속을 받아 삼성생명의 2대 주주(지분율 10.44%)로 올라서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한 상태다. 

이 와중에 이 부회장이 4세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논의를 위해 연구 용역 보고서를 발주했다. 이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중 받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를 토대로 연내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회의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으로, 이는 삼성 소유구조 개편에 변수로 꼽히고 있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해당 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평가방식을 '시가'로 명시하고, 총 자산의 3% 이내로 보유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8.51%(5억815만7148주)을 보유 중으로 취득원가는 총 5444억원이다. 그러나 시가로 계산하면, 전날 종가(6만1000원) 기준 30조원이 넘어선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별도기준 총 자산이 281조원으로 3%인 8조4300억원을 뺀 나머지를 처분해야한다. 즉, 22조원 가량을 처분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대규모로 주식을 매각할 경우 증시에 영향을 미쳐 소액 주주 피해가 우려되고,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은 외국 투기자본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물산에 삼성전자 지분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배구조를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삼성물산이 지분을 떠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전환돼 지주회사 강제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삼성의 새 컨트롤타워가 복원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거 삼성은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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