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현대차證, 증시 한파 무색한 '약진'···비결은 IB·리스크 관리
다올·현대차證, 증시 한파 무색한 '약진'···비결은 IB·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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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반기·2분기 사상 최대···'반토막' 대형사 대비 선전
브로커리지 비중 적고 IB 부문 성과·선제적 리스크 관리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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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상반기 주식시장 조정과 금리 상승 등 비우적 업황에도 중소형 증권사인 현대차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타 증권사들이 절반 안팎의 감익폭을 기록한 것과 판이한 결과다. 투자은행(IB) 부문의 뚜렷한 성과와 함께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리스크 관리 역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194억원, 당기순이익 95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7.6%, 3.2% 증가한 규모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메리츠증권과 함께 업계에서 유이하게 성장한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증권도 선방한 실적을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 881억원, 당기순이익 671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 7.4% 감소했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치였던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 성과라는 평가다. 특히 2분기영업이익 487억원, 당기순이익 369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57.8%)과 KB증권(-51.4%), 하나증권(-49.6%)과 삼성증권(-47.7%), 키움증권(-46.8%) 등 대형 증권사들이 반토막 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선방한 수준이다. 이들 증권사는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22% 급락한 상황에서 거래대금이 큰 폭 감소하고, 금리 상승 추세에 따른 대규모 채권평가 손실로 '실적쇼크'를 맞았다.

하지만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악화된 영업 환경을 무색한 양호한 성과를 냈다. 대형 증권사들과 달리 거래대금에 영향을 받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적은 점이 실적 개선의 배경이 됐다. 강점에 주력하는 한편,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을 펼친 점이 특히 주효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강화된 IB부문의 선전과 리스크 관리, 우량 딜 발굴을 통한 양적·질적 성장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자평했다. 회사 관계자는 "IB 부문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원 확대를 통해 실적향상을 이끌었다"며 "각 영업부문에서도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 수익 방어를 통해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들도 실적 향상을 도왔다. 다올저축은행은 수신금리가 급등하는 악조건 하에서도 영업이익 511억원, 당기순이익 396억원을 거두며 견조한 실적 상승을 이어갔다. 다올자산운용도 상반기에 영업이익 102억원, 당기순이익 82억원으로 두 배 이상 향상됐다. 펀드운용보수 증가와 매각보수 수취 등 상반기 누적 운용보수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현대차증권도 IB부문 집중을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섰는데, 부동산 시장 침체를 예상하고 물류센터, 오피스와 같은 임대 가능 자산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실제, 현대차증권은 1분기 송도H로지스 물류센터, 2분기 용인 남사 물류센터 매각 등 굵직한 임대 가능 자산 딜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현대차증권의 2분기 IB부문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한 56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1000억원을 넘어서며 대들보 역할을 했다. 

채권 부문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보유 채권 규모를 축소해 채권 평가 손실을 최소화했다. 올 6월 말 기준, 보유 채권 잔고를 지난해 말 대비 14.2%, 전년 동기 대비 25.4% 줄였다. 자기자본투자(IP)도 48% 증가한 순영업수익을 달성하는 등 사업 다각화 전략도 두드러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사와 비교해 증시 영향을 적게 받는 데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운용 손실이 덜했던 환경이 양호한 실적을 지지했다"며 "리스크 관리와 IB를 비롯한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하반기도 비우호적 업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수적으로 시장 위험에 대응하는 등 활로 모색에 주력한다면 예년을 웃도는 실적을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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