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하반기 성장률 2% 초반이면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한경연 "하반기 성장률 2% 초반이면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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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물가 측면에서 스태그 국면···하반기 성장률 지켜봐야
공급 주도 개혁 정책 필요···"단기적 고통 감수해야"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우리나라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 초반으로 낮아진다면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진입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 경제가 19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충격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선 공급 측면의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스태그플레이션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물가상승률과 국가총생산(GDP) 갭(실제GDP-잠재GDP)을 기준으로 한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를 분석했다. 판단 기준은 물가상승률이 장기평균에 표준편차를 더한 값보다 높으면서, GDP갭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이 2분기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분석 결과, 물가상승률 측면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에 충족했고 하반기 성장률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연은 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4%(전년동기대비)를 기록해 물가 측면에선 이미 장기 평균치인 3.59%(물가상승률 장기평균 2.34%+표준편차 1.25%)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7월 물가도 6.3% 뛰면서 올해 하반기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놓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2분기 성장률(전년동기대비 2.9%)은 2%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GDP갭 측면으로 보면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 다만 하반기에는 성장률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경연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2% 초반까지 하락한다면 GDP갭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물가와 성장률 모두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 수준은 아니지만, 체감상으로 이에 준하는 '준(準)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가 하반기 스태그플레이션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한경연은 정책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경연은 이번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은 과도한 유동성이 풀린 상황에서 공급 충격이 가해진 데 따른 것이라면서, 가장 먼저 유동성 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단기적 경기 침체는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산성 향상을 통해 비용상승 요인을 흡수하고, 공급능력 증대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개혁을 통해 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비효율적인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공급주도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 사례로 1980년대 레이건 미국 행정부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진입한다면 단기적 고통을 감수한 개혁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프랑스, 그리스 등의 사례와 같이 수요 및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증요법에 기댄다면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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