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상반기 실적 희비···생보사 '뚝'-손보사 '쑥'
보험업계, 상반기 실적 희비···생보사 '뚝'-손보사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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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동양생명 순익 감소···"금융시장 변동성 상승"
손해율 관리 성적 우수한 '손보사 빅5' 실적 큰폭 증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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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생보사는 금리인상 기조에 보증준비금 부담이 늘면서 순익이 감소한 반면 손보사는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실적 증가를 이뤘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63.5% 하락한 42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반영된 삼성전자 특별배당 기저효과 영향에다 주식시장 불황도 순익 감소에 한몫했다. 같은 기간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도 57.4% 급감한 1067억원으로 집계됐다. 급격한 금리 상승에 채권 매각익이 감소했고 특별상시전직지원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순익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동양생명 순익은 976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3.19% 줄었다. 이차익 감소와 기저효과가 두드러진 1분기 실적이 발목을 잡으면서 전체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장은 내주 발표 예정인 교보생명의 실적도 특별한 일회성 요인이 없다면 전년에 비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작년 제판분리 비용 관련 기저효과가 사라진 미래에셋생명의 순익은 전년 대비 83.6% 증가한 59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소속 생보사들도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라이프 순익은 2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감소했다. KB금융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전년 대비 18% 감소한 15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KB생명은 3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작년(110억원 손실)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하나생명도 47.7% 감소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한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크게 늘면서 생보사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변액보험은 생보사들의 주력 상품 중 하나로, 판매 시점의 보험료 산출 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 회사가 차액만큼 보증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 상품이다. 즉 주식이나 채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전입액 부담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판매 라이선스가 없어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못하는 NH농협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1964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성장한 수치다. 판매 전략을 보장성 보험으로 가져가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식 시장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는 변액보증 손익은 최근 몇 년간 생보사 성적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직후 변동성을 보이던 주식시장이 안정화되자 2020년 2분기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기도 했다. 당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5%, 173.36% 증가한 4486억원, 128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영업손실이 감소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실적 발표에 앞서 시장에선 국내 주요 손보사 실적이 전년보다 대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다. 코로나19와 유가상승으로 상반기 자동차 손해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낸 데다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 지급이 줄면서 장기보험 사업비율도 개선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보사 빅5 중에서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손보의 경우 1년 전보다 207.5% 상승한 역대급 순이익(43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사옥 매각으로 인해 발생한 1570억원의 일회성 처분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작년 상반기 대비 97.6% 상승한 수치다.

자산 기준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0.8% 늘어난 7499억원을 기록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에서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으로, 지난해 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하면 18.9%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순익(3408억원)만 보면 시장의 컨센서스인 3224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4640억원)은 59% 급증했고, DB손해보험(5626억원)과 현대해상(3514억원)도 각각 32.2%, 41.1% 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 금융시장 불안, 경기침체라는 삼중고로 생보사 실적이 악화된 반면 손보사들은 손해율 개선에 성공하며 순익이 큰 폭 늘었다"며 "다만 이번에 쏟아진 폭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세는 꺾일 전망이다. 손보사 실적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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