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休] 淸心에 佛 보인다는 부석사···내려다보면 선비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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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흘림기둥 무량수전에 옆으로 앉은 부처 아미타불
붉은 배롱나무 꽃바다에 풍덩...구름 따라 소백산맥
죽계천과 소나무숲으로 풍광 자랑하는 소수서원
부석사(경북 영주) 앞에 배롱나무 꽃과 저멀리 소백산 자락이 신비롭게 보인다.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것일까. 부석사 현판 아래 보인다는 그 부처님이 왜 안보일까?

해설사는 부석사를 보면 현판 아래 부처님이 보인다 한다. 뚫어져라 보았지만 그 자리엔 검은 벌집 같은 것들만 보일 뿐이다.

주변에 있는 분들이 저기 보이지 않냐 하지만 그래도 안보인다. 속세에 찌든 마음이 남아 있어서일까?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욕심이 있어서일까?

108계단을 올라선 이후임에도 보이지 않으니 얼마나 찌든 것일까.

부처님은 안양문을 지난 후 하산할 때 뒤돌아보니 그때서야 보였다. 안양문의 安養은 극락을 의미한다. 안양문을 지나 만난 무량수전 안에 특이하게 옆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부처를 알현하고 나 작은 불심을 얻은 까닭이겠거니 생각했다.

무량수(無量壽)는 생명에 다함이 없는 영생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절의 부처님은 아미타불이다. 아미타불은 서방 극락세계에 머물고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로 중생을 제도해 수명이 한량없다 한다.

부석사(경북 영주) 현판 아래 부처님이 보이시나요. 해설사가 보인다던 부처가 하산할 때 즈음 뒤늦게 보였다. (사진=김무종 기자)

무량수전은 불교 건축물로서도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그 기둥은 배흘림으로 중간부분이 볼록하게 나와 동양의 곡선미 정수를 보여준다. 배나온 50대의 후덕함을 보여준다. 위로받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에 반하지 않는 미학.

공학적으로는 어느 연구에 따르면 약 3분의 4 대 1의 비율로 배흘림 기둥이 원통형 기둥보다 더 튼튼하다고 한다.

부석사는 경상북도 영주에 위치해 있다.

부석사에서 내려다본 영주는 선비의 고장이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 정도전이 여기서 태어났고 소수서원이 여기에 위치해 있다. 유교와 불교 사상을 함께 볼 수 있는 고장이다.

그 너머에 소백산이 오늘따라 신비하게 보이고 산 너머 단양이 자리한다. 단양에 퇴계 이황과 기생 두향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가 남아 있고 지금도 퇴계 자손은 두향 묘에 제를 올린다.

죽계천 너머로 보이는 소수서원(경북 영주). 선비를 상징하는 소나무 숲이 가득하다. (사진=김무종 기자) 

소수서원이 사액을 받게 된데도 이황 선생의 공이 크다. 그는 소백산을 경계로 후대에 스토리를 남겼다.

소수서원은 국내 서원 중 드문 풍광을 가진다. 인근 안동의 병산서원과 비견된다. 오히려 풍광에선 한 수 위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소수(少數)일까? 소수서원의 소수는 한문으로 紹修(이을 소, 닦을 수)다. 선대의 수양을 잇는다는 뜻이다.

실제 주세붕은 편찬한 ‘죽계지(竹溪志)’ 서문에서 "교화는 시급한 것이고, 이는 어진 이를 존경하는 일로부터 시작돼야 하므로 안향의 심성론(心性論)과 경(敬) 사상을 수용코자 그를 받들어 모시는 사당을 세웠고, 겸하여 유생들의 장수(藏修)를 위해 서원을 세웠다"고 설립 동기를 밝히고 있다.

소수서원이 되기 전, 백운동서원이 국가로부터 공인을 받고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548년 10월 풍기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의 노력 덕분이었다. 퇴계는 1549년 1월에 경상도관찰사 심통원을 통해 백운동서원에 조정의 사액(賜額)을 바라는 글을 올리고 국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명종은 대제학 신광한에게 서원의 이름을 짓게 해 "이미 무너진 유학을 다시 이어 닦게 했다(旣廢之學 紹而修之)"는 뜻을 담은 '소수'로 결정하고 1550년(명종 5) 2월에 '소수서원'이라고 쓴 현판을 내렸다.

이에 소수서원은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이 됐다.

한편 영주시는 유교 사상과 한국 문화의 정수를 알리기 위해 관련한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선비세상’을 오는 9월 3일 공식 개관한다. 또한 풍기인삼엑스포도 9월 30일 열기 때문에 가을 여행을 영주에서 맞이하면 이모저모 볼거리가 많다.

소수서원(경북 영주)에서 경전을 읽는 소리가 헤이즈의 비가오는날엔으로 들린다. 이날 비가 왔다. (사진=김무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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