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과다.실적경쟁... 은행원 死線에 서다
업무과다.실적경쟁... 은행원 死線에 서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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某은행 지난달 잇따라 3명 과로사
97년 이후 16개 금융사 132명 사고

최근 은행권의 업무 과중과 지나친 실적경쟁이 은행원들을 그야말로 사선(死線)으로 내몰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시중은행인 A 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한달간 3명의 직원들이 과로사로 쓰려져 숨을 거두거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박 모 대리(29), 25일 지방 지원센터에 근무했던 정 모 대리(42), 27일 오 모 지점장(45)등이 단 며칠 사이에 이같은 사고를 당한 것. 특히 오 모 지점장은 업무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의식을 찾지 못해 주위 동료와 행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실제로 A 은행의 경우 계속되는 적자에 방카슈랑스 및 모바일 뱅킹 등 신수익 극대화를 위해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개인영업점포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했었던 터라 이번 직원들의 죽음에 더욱 분노하는 분위기다.

이 은행 관계자는 “개별 사업본부의 한건주의와 지역 본부간 과당경쟁 체제가 방치되는 한 일선 직원이 겪는 과로와 스트레스는 더욱 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A은행 노조 역시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연이은 과로 및 스트레스에 따른 직원 순직 및 재해와 관련한 애도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은행원의 업무 과다에 따른 사망사고는 비단 A은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노조가 지난해 은행을 중심으로 한 16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종업원 과로사 및 기타 재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97년 외환위기 이후 총 132명이 과로 및 기타재해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남자직원의 비중은 89.3%에 달했다.

이와 관련 금노 관계자는 “97년부터 시작된 금융권 구조조정과 연봉·성과급제 등의 임금체제 개편 등이 은행원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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