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풀렸지만 금리인상·DSR강화에···4대 은행, 주담대 잔액 1.4조↓
LTV 풀렸지만 금리인상·DSR강화에···4대 은행, 주담대 잔액 1.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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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기준 413조952억원···국민·우리, 전년比 감소
"금리 인상·DSR 규제에 대출시장 둔화 가능성 커"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출 한도가 늘었음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문의하는 고객은 많지 않아요. 어차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가 적용되고, 무엇보다 금리가 급등한 상황이어서 수요가 늘어나기 힘든 구조에요." (A 시중은행 관계자)

이달 들어 새 정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 완화 조치가 시행됐음에도 은행 대출 창구는 여전히 차가운 분위기다. 금리 인상 바람이 거센 데다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며 주담대를 받으려는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3일 기준 413조952억원으로, 지난해 말(414조5162억원)에 비해 1조4210억원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120조5285억원)이 2조3574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우리은행(105조2476억원)은 6244억원 감소했다. 신한은행(90조7340억원)과 하나은행(96조5851억원)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90억원, 1조5518억원 늘어났음에도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쳤다.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LTV 상한이 80%로 완화되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대출 창구가 한산한 것은 규제강화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1일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는 소재지나 집값과 관계없이 대출을 받을 때 LTV를 80%까지 적용받는다. 애초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LTV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상한 50%, 조정대상지역은 60%였다. 대출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까지 늘어났다.  

주담대 수요가 주춤한 것은 일차적으로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말 2.62~4.19%였던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6% 초반대까지 오른 상태다.

대출에 걸림돌이 되는 DSR 규제도 여전하다. 지난달 DSR 규제 3단계가 시행되면서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길 경우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를 넘겨서는 안 된다. 규제 완화가 이뤄졌어도 DSR 규제 장벽이 여전한 셈이다.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터라 은행권에서는 주담대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치솟는 물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 등을 감안하면 한은 기준금리가 연말 3%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주담대 금리도 연내 7~8%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주담대 금리가 8%에 달한다면 이자 부담은 대폭 커지게 된다. 가령 시중은행에서 6억원을 연 금리 6%, 만기 40년 조건으로 빌렸을 때, 월 상환액은 330만원이다. 대출금리가 연 8%로 오르면 같은 조건의 차주가 내야 할 월 상환액은 417만원으로 뛴다. 한 달에 내야 하는 돈이 웬만한 직장인의 월급 수준을 넘어선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과 함께 가파른 금리 상승이 금융소비자에게 미치는 부담이 크다"면서 "이런 부담이 LTV 규제 완화 효과를 상쇄하고 있어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수요도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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