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두 번째 시멘트값 인상···건설업계, 깊어지는 한숨
올 들어 두 번째 시멘트값 인상···건설업계, 깊어지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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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한일시멘트, 내달 각 11%, 15% 인상
레미콘 가격 상승 등 건설현장 부담 우려
오피스텔 건설 현장.(사진=나민수 기자)
오피스텔 건설 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나민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건설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시멘트 가격이 오른 데 이어 다음 달부터 높은 폭의 가격 인상이 예정된 탓이다. 이번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레미콘 가격 등 각종 건설현장의 공사비 부담이 연쇄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멘트, 특수시멘트, 레미콘 등 주요 제품을 취급하는 한일시멘트가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회사는 다음달 1일부터 현재 t당 9만2200원인 시멘트 가격을 10만6000원으로 약 15% 인상하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사 등에 전달했다. 앞서 삼표 그룹사인 삼표시멘트도 9월부터 시멘트 톤당 가격을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만1000원(11.7%)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시멘트 업계가 올해 2월 15∼18%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앞선 인상 당시 쌍용C&E가 인상안을 발표하자 나머지 업체들도 연이어 인상안을 발표했던 만큼 이번에도 다른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시멘트 가격 인상은 유연탄 가격 상승 여파로 풀이된다. 시멘트 원가의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은 지난해 톤당 평균 137달러에서 올해 2분기 376달러로 급등했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위축 등으로 최근 들어서는 400달러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여기에 환율까지 지난해 말 1190원에서 최근 1311원까지 오르며 실제 부담 비용은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운송·물류비 상승, 전력비용 인상, 금리 인상 등도 모두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멘트사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유연탄 및 주요 원자재 가격 폭등과 유가 상승에 따른 선박 운임을 포함한 물류 비용 증가, 전력비 상승 등 전방위적인 원가 상승으로 인해 경영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이에 부득이하게 시멘트 공급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 앞으로 양질의 제품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레미콘 업계는 지난 2월 가격을 올린 데 이어 7개월 만에 추가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난색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레미콘 가격도 연쇄적으로 인상돼 건설현장의 건축비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업계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철근과 유연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DL이앤씨를 비롯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원자재 상승 영향으로 마진 감소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 등 업계 부담 요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경우 시멘트를 직접 받아서 사용하는 물량은 많지 않고 연간 단가로 계약하기 때문에 당장의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레미콘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레미콘 회사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건설사 관계자도 "시멘트뿐 아니라 철근, 콘크리트 등 주요 자재값이 오르고 있어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건설공사의 경우 분양가가 정해진 뒤에 전체 비용이 정해지기 때문에 가격 전가가 힘든 만큼 앞으로 실적 전망 역시 어두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하반기나 내년에 변동 가격들이 공사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현재 부동산 시장도 좋지 않기 때문에 하반기 경기나 상황을 유동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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