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포장수수료 유료화 카드 '만지작'
배달앱, 포장수수료 유료화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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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쿠팡이츠, 무료 종료 시기 정하지 않아
배달의 민족 라이더 (사진=배달의민족)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소비자의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음식점에 부담시킬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봤던 배달앱 이용자가 대폭 줄고 있어서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배달앱인 배달의민족(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월간활성 이용자 수(MAU)가 감소했다. 배민 MAU는 지난 1월 2073만명에서 6월 1999만명으로 74만명 줄었다. 같은기간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MAU는 각각 658만명에서 438만명으로, 892만명에서 746만명으로 급감했다.

결제 금액도 크게 줄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조사한 지난 6월 배달앱 3사의 결제 추정금액은 1조 8700억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3월 배달앱 결제액 2조 3500만 원과 비교하면 21% 감소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높은 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배달료 부담이 날로 커진 탓이라는 평가다. 심지어 올해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배달보다는 외식이 더 잦아지고 있다. 

배달앱 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세다. 일례로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연결 재무재표 기준 매출액은 2조 87억원이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756억원으로 전년 대비 574% 급증했다. 

이에 주요 배달앱 업체들은 배달뿐만 아니라 포장 수수료 도입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우선 요기요는 포장 주문 시 중개 수수료로 주문 금액의 12.5%를 받고 있다. 배달앱은 그간 포장주문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에 빠진 식당들의 영업을 돕고 가맹점주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배민은 지난 2020년 포장주문 중개이용료 무료 정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해당 정책을 연장하고 있다. 이미 배민은 오는 6월 말로 예정돼 있던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오는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 쿠팡이츠 역시 오는 9월 30일까지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무료정책 종료 시기는 현재 정해지지 않았다. 추후 과금 방안은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배민 관계자는 "포장 주문도 역시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식당으로 주문이 들어가고 매출이 증대되는 일이어서 다른 주문과 마찬가지로 주문중개수수료가 발생하는 건 사실"이라며 "다른 배달 주문 서비스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개발인력·유지관리·서버 운영 등 동일하게 리소스가 들어가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등 여러 업주분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그동안 무료정책을 유지했다"며 "다만 고객이 직접 식당에 방문해 가져가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식당과 고객의 배달비 부담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배달 앱이 포장 주문에 수수료를 책정하는 것을 두고 소비자·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배달 앱이 포장 주문 수수료를 받기 시작하면 전화 주문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다. 

서울 강북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대형 배달 앱 업체들이 포장주문할 때도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배달 앱을 통한 포장주문을 받을 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오히려 수수료가 없는 전화 주문을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직장인 B씨(31·서울 금천구)는 "추후 배달앱에서 포장 수수료가 도입된다면 배달 앱으로 포장 주문을 하지 않고 직접 가게에 전화 주문 후 포장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향후 포장 수수료가 도입될 경우 음식점은 수수료 비용을 음식값에 전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포장 수수료가 도입될 경우 배달 앱을 이탈하는 소비자 이탈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 앱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연결해 주며 사업이 활성화 된다"며 "추후 배달앱들이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 유료화에 나선다면 배달비 부담에 더해 물가상승까지 겹치며 경제적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배달앱 이탈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앱 대신 충성도가 높은 음식점에 대해 전화 주문 등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자영업자들도 포장 주문에 대한 수수료 부담이 큰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배달 앱 이탈이 가속화되면 배달 앱에 입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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