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시장···옥석 가리기 시동
새벽배송 시장···옥석 가리기 시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온·헬로네이처·GS프레시몰·프레시지 철수
쿠팡·컬리·SSG닷컴 3강 체제 도전 신규 진출도
경기 의왕시에 들어선 오아시스마켓의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사진=오아시스)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절대 강자가 없는 새벽배송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롯데온·헬로네이처 등 유통 대기업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새벽배송 사업 중단한 데 이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GS프레시몰과 밀키트 업체인 프레시지도 새벽배송 중단을 선언했다. 여기에 신규 기업이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은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2023년 11조9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잇따라 새벽배송 시장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자체 온라인쇼핑몰(GS프레시몰)의 새벽배송을 오는 31일부로 종료한다. 이에 맞춰 GS프레시몰에선 30일 오후 11시까지만 새벽배송 상품 주문을 접수한다.

GS프레시몰 관계자는 "GS프레시몰은 배송 체계의 효율성 제고 및 친환경 중심의 센터 운영을 위해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당일 배송에 집중하는 의사결정을 하게 됐다"며 "이러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당일 배송 서비스의 고객 만족도는 보다 높이고 회사의 손익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최근 새로 선보인 프라임 멤버십의 무제한 무료 당일 배송 혜택, 할인 쿠폰팩 등 다양한 리워즈 제공을 비롯해 신선식품 110%환불제, AI 큐레이션 서비스 등으로 새로운 가치 차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가정간편식(HMR) 전문기업 프레시지도 지난 26일부로 자사 온라인몰을 통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에 앞서 올해 들어 롯데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과 BGF그룹의 헬로네이처가 물류비 부담과 기업간 출혈경쟁이 심해지며 새벽배송 시장에서 손을 뗐다.

유통기업들이 잇따라 새벽 배송 시장에서 철수 하는 데는 사업특성상 고비용 구조를 가져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새벽 배송 시장은 사업 특성상 수익성을 내기 만만치 않은 구조다. 야간 근무가 필수다 보니 높은 인건비가 발생한다. 더불어 신선 식품 유통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냉동 물류 창고와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이 때문에 새벽배송을 영위하기 위해선 고비용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실제 새벽배송 사업 철수를 결정한 프레시지·헬로네이처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5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영업손실 27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선두주자인 마켓컬리와 쿠팡, SSG닷컴이 약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적자를 내면서도 지속적인 출혈을 감내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컬리·에스에스지(SSG)닷컴 등 선두기업도 새벽배송 시장 특성상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 컬리는 2177억원, 쿠팡은 1조 1208억원, SSG닷컴은 10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들 기업 모두 2020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전히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새벽배송 업체와 손을 잡거나,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온라인 장보기의 수요가 급격하게 커지며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평가다. 나아가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쿠팡·컬리·SSG닷컴 등 빅3에게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G마켓과 옥션은 지난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장해 정식 시작했다. G마켓 관계자는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 업그레이드된 새벽배송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게 됐다"며 "이번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으로, 소비자들이 최상의 배송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라스트마일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도 지난 4월부터 콜드체인 전문 물류회사 팀프레시와 손잡고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 새벽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이랜드리테일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 5월 30일부터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얼리 모닝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송은 CJ대한통운이 맡았다.

이랜드그룹 유통 계열사 이랜드리테일도 지분 투자를 완료한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새벽배송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앞서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마켓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오아시스마켓 모회사인 지어소프트로부터 오아시스 보통주 84만2062주(지분율 3%)를 주당 3만9189원에 사들였다. 매수금액은 약 330억원이다.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은 지난 4월부터 수도권 일부 지역을 위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전략적 투자 유치 및 사업제휴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경쟁력 있는 신선식품을 오아시스마켓의 특화된 새벽배송 서비스로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오아시스마켓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킴스클럽의 산지 신선상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산지 개발과 신선상품 유통 시스템 구축에 양사는 협력하기로 했다.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은 오아시스마켓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신선부문을 공격적으로 확대 할 수 있다. 오아시스는 1000만명에 달하는 이랜드 멤버십 회원과 30개의 킴스클럽 지점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산지 직거래를 통해 신선식품 측면의 강점을 가진 이랜드리테일의 킴스클럽이 플랫폼과 새벽배송 풀필먼트 강점을 보유한 오아시스와 제휴를 통해 윈 윈(WIN-WIN)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역시 CJ대한통운과 협력해 뛰어들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5월부터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일부 품목의 당일 배송 시범 운영에 나섰고, 하반기에는 새벽배송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주요 새벽배송 기업들은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경기도 의왕시에 새로운 물류거점인 의왕 스마트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기존 운영해온 성남물류센터 대비 약 7~8배 규모다. 풀필먼트는 물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의 위탁을 받아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대행 서비스다. 

오아이스마켓은 대규모 물류를 효율화된 시스템으로 소화하는 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의왕풀필먼트센터를 통해 비신선식품·비식품카테고리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새벽 배송 서비스도 확대할계획이다.

의왕스마트풀필먼트센터는 기존 성남 스마트통합센터와 다르게 풀필먼트 서비스를 메인으로하는 만큼 오아시스마켓의 주문 수요를 소화한다. 더불어 올해 하반기 전략적투자자(SI)이자 사업 파트너인 이랜드리테일과 KT알파와의 합작사 오아시스알파의 새벽배송 물류대행을 준비중이다.

컬리는 배송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다른 기업 서비스 배송을 대행하는 3자 배송 사업을 확대한다. 넥스트마일은 현재 마켓컬리 샛별배송 서비스의 수도권·부산·울산 지역을 전담하고 있는 컬리의 자회사다. 컬리 외 다른 회사의 배송을 대행하는 3자배송(3PL) 사업도 일부 진행 중이다.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40개인 3자 배송 고객사 수를 올해 안에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폐지가 이뤄질 경우 새벽배송 시장의 재편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대형마트는 의무 휴업 규제로 영업시간 이외인 새벽이나 야간에 작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대형마트도 의무 휴업 규제가 완화되면 전국의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삼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 들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의무휴업 범위에서 온라인 배송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통령실이 대형마트 의무 휴업을 폐지하는 방안을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 부쳤다. 대통령실은 국민 호응이 높은 상위 안건 3가지를 선정해 국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투표는 이달 31일 자정까지 이어진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