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현주 회장의 유튜브 재출연을 바라며
[칼럼] 박현주 회장의 유튜브 재출연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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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을 유튜브 방송에서 다시 볼 수 없을까. 박 회장이 유튜브에 재출연해 지금의 혼란하고 불투명한 증시 환경 속에서 투자자를 상대로 조언과 방향을 잡아주면 어떨까.  

이는 생애 겪어보지 못한 증시 침체에 기겁한 MZ세대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주린이에게 잠시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증시 활황을 타고 개인연금을 은행·보험의 원금 보장형에서  금융투자 상품으로 갈아탄 이들이 적지 않았다. 직장인의 재테크 환경을 이 같은 펀드 투자 문화로 바꾼 데는 박 회장의 유튜브 강연 효과도 컸다.

지수가 3000을 뚫면서 증시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세등등하던 지난해 1월.  '운둔의 그루'로 불리는 박 회장이 미래에셋 유튜브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회장이 대중 앞에 나선 것은 5년 만이다.

이를 반기는 투자자도 있었지만 일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증시 꼭지에서 그가 밀었던 투자 상품으로 맘고생을 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아서다.  

그는 과거 글로벌 증시 대세 상승의 끝자락인 지난 2007년 인사이트펀드를 내놔 수조원이 넘는 많은 돈을 끌어모았고 적립식 펀드 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2008년에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손실률 50%를 넘으면서 투자자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냈다.

그런  경험이 있음에도 박 회장은 다시 국민들 앞에 섰고 이번에는 뭔가 더 깊은 성찰과 투자 인사이트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실제 박 회장은 유튜브에 여러 차례 출연해 재미있는 입담과 함께 알기 쉽게 증시 현황과 미래를 설명했다.

유튜브 영상 '금융투자의 혁신 ETF를 말하다' 편에서 그는 유튜브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주식 시장을 쉽게 전달하려는 것과 스마트한 초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았으면 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리자 '혁신기업' 전도사로서 혁신 투자도 외쳤다. 혁신이 있는 산업은 경기와 상관 없이 성장한다는 이유에서다.  혁신적인 산업으로는△반도체 △클라우드 △배터리·전기차 부문을 꼽았다. 또 이들 주가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높다고 해서 비싸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혁신하는 기업은 항상 PER이 높았다"며 "클라우드, 반도체, 배터리 이 세 가지 분야는 내 느낌에 반짝 반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본 시장의 대표 인물 중 하나인 박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목소리로 설명하자 대중은 열광했다. 작년 1월까지만 출연 전까지만 해도 13만 명 수준이었던 미래에셋 방송 구독자 수는 출연 이후  70만 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박 회장이 출연한 8편의 조회수는 280만 회를 넘겼다.

박 회장은  또 다른 증시 스타인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전 대표의 유튜브 인기와 맞물려 많은 이들의 증시 투자 시대 합류를 이끌었고 개인 연금을 펀드 투자 상품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했다.

그가 당시 공유해 준 투자 아이디어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그러나  인플레 폭풍과 금리 인상 속에 2400을 안팎을 헤매는 지금의 증시에선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특히  방송에서 언급했던 혁신주와 성장주의 낙폭이 더 컸던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박 회장의 투자 비전이 예상을 빗나갔다고 해서 흠이 있는 건 아니다. 미래 예측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자본 시장의 대표 인물이고 투자 그루라고 해도 족집게는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는 점을 최근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많은 사람들이 동학개미 바람을 타고 주식 투자 행렬에 나섰다가 힘들어하고 있다. `셀럽급'들의 강연을 들으며 열공하던 투자자들이 후유증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미래에셋의 개인연금 투자 가입자의  평균 수익률(24일 기준) -11%를 나타내고 있다.

박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추앙받고 있다. 직장인의 신화로 존경 받는 것은 단지 그가 평범한 직장인에서 국내 굴지의 증권사를 경영하는 등 사업에 성공했고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운이나 타이밍에 의존한 게 아니라 각종 어려움의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성공을 이끌어  존경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초 코스피 3000시대를 뚫으면서 울려퍼진  팡파르의 분위기에 취해 그가 유튜브에 등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지금 그가 다시 유튜브에  출연해 손실 속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를 위로해주고 손잡아주고 보듬어줬으면 한다. 그가 지금 들려주는 투자 조언은 분명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원정호 딜북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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