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2Q 불경기 속 선전···고부가 전략 통했다 
삼성전기·LG이노텍, 2Q 불경기 속 선전···고부가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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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부품 판매 증가·중국 시장 회복·아이폰 생산량 확대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주요 부품사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오는 27일 나란히 올해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두 회사 모두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봉쇄, 물류·원자잿값 폭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양사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 방어를 이뤄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러 악재 속에서도 두 회사는 기존 주력사업과 신사업에 조(兆) 단위 투자에 나서는 등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4627억원, 영업이익 3601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1% 증가했다.

주력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의 경우 IT용 판매는 둔화될 수 있지만 서버와 전장용 등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와 빅데이터·AI 분야 등에 쓰이는 고성능 패키지 기판이 이를 상쇄하며 실적 향상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인다.

MLCC는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점차 살아나면서 매출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 시장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삼성전기 대부분 사업부 매출 상황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4월에는 150도 고온을 버티는 자동차 파워트레인(동력장치)용 MLCC를 개발하는 등 고객 맞춤형 전장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전장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체 MLCC 맞춤 솔루션을 소개하는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도 힘쓰고 있다.

카메라 모듈 사업은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한 영향을 피하지 못했으나 전장용으로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삼성전기는 테슬라의 상하이, 베를린 공장에 다년간 수조원대 카메라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 차 한 대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숫자가 증가하는 만큼 관련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도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분야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고성능 칩에 쓰이는 FC-BGA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5세대(G) 등 4차산업 수요 기반이 일며 고집적화, 회로구현 미세화가 진행되고 있는 제품으로, 부가가치가 높아 삼성전기를 비롯한 주요 업체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회사 측은 앞서 올해 하반기 중 서버용 FC-BGA을 양산해 서버·네트워크·전장 등 하이엔드 제품을 확대해 글로벌 3강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버용 FCBGA는 패키지기판 중 가장 기술 난도가 높아 글로벌 하이엔드급 서버용 기판을 양산하는 업체는 일본 이비덴, 신코덴키 등 일부 업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 올해 3월 부산사업장에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지기판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000억원 규모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만 투자하는 금액만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출하는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이나 환율 및 제품 믹스 개선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은 견고할 것"이라며 "반도체 기판 역시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광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계절성 요인이나 IT 수요 둔화로 컴포넌트 부문(MLCC)과 광학통신(카메라모듈) 부문의 실적이 부진했을 수 있다"면서도 "전장용 제품 비중 확대로 우려 대비 선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쪽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고  산업용·전장용 MLCC 사업 역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환율 요건도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헀다.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 역시 2분기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조2497억원, 영업이익 2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0%, 63.5% 증가한 수치다. 주력인 고성능 카메라 모듈 판매 호조와 함께 반도체 기판의 수익성 확보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3'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카메라모듈 부문의 호실적이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시장 70%를 차지하는 주요 협력사다.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이 곧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인 셈이다. 세계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LG이노텍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25.9%로 지난 2011년 이후 선두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과 인플레이션으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애플은 예외다. 애플은 올해 2분기에 아이폰13 ‘프로’와 ‘맥스’ 모델 생산량을 총 1000만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을 포함한 광학솔루션사업부가 2분기 영업이익 165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690억원)보다 두 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 봤다.

반도체 기판 패키지의 선전도 예상된다. 올해 2분기 LG이노텍은 기판소재 부문에서 영업이익 111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850억원)보다 31%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LG이노텍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FC-BGA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FC-BGA를 새 먹거리 사업으로 꼽아 지난해 12월 FC-BGA 임원급 조직도 신설했다. LG이노텍이 생산해온 무선 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 등 기판 사업과 유사성이 높아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4년까지 4130억원을 투입해 설비를 확보해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LG이노텍은 지난 6일 오후 경상북도 구미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구미 4공장 인수를 포함해 구미 사업장에 2023년까지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FC-BGA와 카메라모듈 생산을 위한 제조시설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과 관련해 "고가 아이폰 중심으로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 비중이 79%로 예상돼 향후 아이폰 판매 증가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며 "하반기 아이폰14 대기 수요가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도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개한 아이폰13 시리즈 중 상위 모델(프로 맥스·프로, 이노텍 주력 제품)의 출시 후 1년간의 출하량 비중이 54.4%로 전작 48.7%보다 높았으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도 아이폰13은 견조한 판매를 이어간 만큼 광학사업부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상회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이폰에 집중됐던 매출 구조 역시 자동차전장과 FC-BGA(서버, PC 등) 등 패키징기판 등으로 다변화하며 중장기 성장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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