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개선 소규모 정비사업, 중견건설사 격전지로
사업성 개선 소규모 정비사업, 중견건설사 격전지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도권, 지방 가리지 않고 주요 사업지 경쟁 입찰
최근 용적률, 용도지역 상향 등 인센티브 부여
전문가 "중견건설사,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적합"
서울 시내의 한 빌라촌.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빌라촌.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최근 소규모 재건축‧가로주택 정비사업지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오히려 소규모 정비사업 인센티브가 많아지면서 사업여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과거 유찰이 다반사였던 현장은 경쟁입찰로 인해 달아오르고 있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한 재건축‧재개발 사업 입찰에 2곳 이상 참여했던 곳은 안양 관양현대아파트와 부산 부곡2구역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단독입찰이거나, 시공사가 입찰 하지 않아 유찰된 바 있다. 

그러나 소규모 재건축‧가로주택 정비사업 등 규모가 작은 사업지에서는 다자간 경쟁구도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전날 진행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효성과 동부건설이 참여했다. 심지어 올 초 강서구 방화동 서울빌라 가로주택 사업은 △주성종합건설 △한원건설그룹 △하우텍C&R건설 △성호건설 등이 참여해 4파전이 형성되기도 했다. 해당 사업지는 55가구에 불과한 작은 사업지였다.  

서울 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시공사 간 경쟁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수도권은 경기 부천시 원종동 가로주택 사업에서는 △동문건설 △대양건설 △부성건설 △삼우건설 등 4개 건설사가 참여해 입찰이 성사됐다. 인천 효성동 서광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에서는 금호건설과 한신공영의 2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방에서는 대구 북구 럭키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는 한신공영, 제일건설, 남광토건과 경쟁했다. 또한 DL건설과 아이에스동서는 부산 구서동(금화·산호·삼산)아파트 열렸던 소규모재건축에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소규모 재건축‧가로주택 정비사업 등은 말 그대로 재개발‧재건축보다 규모가 작다. 둘 다 면적 1만㎡ 미만이고, 차이가 있다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주변이 도로로 둘러싸인 지역에서만 추진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에 따라 공사비는 100억원대인 경우 많다. 과거 한남3구역 재개발 공사비가 1조원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100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이에 소규모 재건축‧가로주택 정비사업은 과거 시공사 선정에서 있어 유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같이 경쟁이 활발해진 이유로는 사업성 개선이 꼽힌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관리지역'이란 제도를 도입해, 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 1‧2종 일반주거지의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해진다. 또한 기존 건축물 높이 0.5~1배 수준인 인동간격 건축규제도 건축물 높이의 0.5배까지 완화된다. 심지어 공공성이 충족 돼 LH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 되면 도로, 주차장 등 기반시설 조성에 필요한 비용을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에서도 노후 저층주거지는 소규모정비를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기부채납 뿐 아니라 공동개발을 할 때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장은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좋아지다보니, 중견건설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며 "특히나 서울 진출이 어려운 중견건설사는 이를 통해 서울에 진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 과거보다 경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견 건설사 사이에서는 볼멘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먹거리가 없다보니, 다들 소규모정비사업에 눈을 떠 경쟁이 너무 과열돼 있다"며 "일부 사업지에서는 대형건설사까지 참여하고 있어, 여러모로 수주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