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고환율 대안 찾는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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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브랜드 역직구로 타개책 모색···내국인 한도 상향 등 변화 필요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면세업계가 해외 거주 외국인에게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사업에 한창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방한 여행객이 급감하며 면세점과 입점 브랜드가 어려움을 겪었다. 높은 환율도 부담으로 꼽힌다. 1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20원을 넘어섰다. 이는 고점 기준 2009년 4월 30일(1325원) 이후 최고치다.

면세점은 달러를 기준으로 판매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환율 상승분이 세금 감소분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면세점은 비교적 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일부 면세점 제품 가격이 시중보다 비싼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3월 면세업계 지원 차원에서 7월부터 해외 거주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국내 시내면세점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등은 역직구몰을 열어 국내 브랜드 제품 판매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여행객 급감과 고환율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신라인터넷면세점은 이날 중국 시장을 겨냥한 면세품 온라인 해외판매(역직구) 서비스를 열었다. 신라면세점 중국몰은 중국 고객에게 국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패션·잡화 총 53개 브랜드의 인기상품 300종을 판매한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역직구 서비스를 위해 지난 6월 중국 물류 플랫폼이자 알리바바 자회사인 차이냐오(Cainiao Network)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차이냐오는 국내 물류 작업부터 중국 내륙까지 신라면세점 상품 배송을 모두 담당한다

롯데면세점도 국산품 역직구 플랫폼을 열어 인기 국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일본·중국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 총 9개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70달러 이상만 구매하면 해외 배송비 없이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롯데면세점 역직구 플랫폼은 고객들이 애용하는 롯데인터넷면세점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영문 버전의 별도 코너로 마련했다. 향후 일문·중문 등 다양한 언어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220개의 브랜드, 3000개 상품 등을 준비했다. 연내 총 400개 브랜드를 확충할 계획이다. 입점 상품들은 개별 사업자가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모두 롯데면세점이 브랜드를 통해 직접 소싱한 제품으로 100% 정품을 보증한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11일부터 중문몰(중국어로 된 온라인몰)·자사 앱에 역직구관을 열었다. 중화권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브랜드 제품 3000개를 선보인다. 배송은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가 배송 서비스를 지원한다. 중국 외 해외지역 배송은 국제특급우편(EMS)를 통해 원활한 배송 서비스를 지원한다.

한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연내에 역직구 전용몰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면세점 관계자는 "연내 공개할 역직구몰은 중문몰로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면세업계가 온라인 해외 판매가 재개되며 캐시카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면 내국인의 면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앞서 정부는 올해 3월 기존에 5000달러였던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했지만 후속조치인 600달러의 면세한도는 유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면세업계가 정부의 면세품 온라인 해외판매 허용에 맞춰 역직구 전문몰을 열며 면세품 판매체계 구축에 나선 사황"이라며 "국내 제품들이 해외 소비자들을 상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현행 600달러인 내국인 면세 한도 상향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중국 다이궁에 대한 국내 면세점 의존도를 낮추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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